경북매일신문 취재기자들의 ‘아듀 2018’

‘팔색조’

취재기자를 단 한마디로 표현하는데 이보다 나은 말은 없는 듯하다. 굳이 ‘팔색조 매력’이 아닌 ‘팔색조’라고만 한 것은 무조건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진 못하기 때문이다.

취재원을 만나 한없이 공감하다가도 때로는 냉철하고 단호한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야 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현실을 따라 움직이면서도 스스로 굳건한 기준점 또한 가져야 한다.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본지 취재기자들이 올 한해 동안 취재활동을 되짚어봤다.

‘포항지진 그 이후 특별시리즈’ 기획
지역신문 컨퍼런스 ‘금상’ 수상 영예
기획·취재·보도의 과정에서 현실 실감
동해안 수산업 고충·금리인상 대비 등
경기침체 속 기업·자영업 등 고충 느껴
지역신문만의 차별화된 소식 전달 주력

*참가자
박동혁 팀장, 전준혁, 고세리, 안찬규, 이바름, 황영우, 이시라 기자

-박동혁 = 반갑습니다. 연말이라 많이 바쁘겠지만 한 해동안 취재했던 여러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이렇게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모이니 7명이라는 인원이 꽤 많아 보이네요.

△전준혁 = 네. 조금 긴장되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이런 인력을 바탕으로 동혁선배와 저, 바름이가 함께 지진 기획 특집 시리즈처럼 좋은 결과물을 냈던 만큼 올해는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이바름 = 이 기획 시리즈로 대구경북기자협회 8월의 기자상, 2018 지역신문 컨퍼런스 금상 등을 수상하는 등 ‘포항지진 그 이후 특별시리즈’는 제겐 무척 소중한데요.

기획부터 취재, 보도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계획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것은 앞으로의 취재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이번 취재를 통해 지진이라는 이슈가 저에게는 무엇보다 가까운 일부가 된 만큼, 이와는 반대로 국민들의 관심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픕니다.

- 박동혁 = 그 부분은 저도 공감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관련 취재는 계속 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최근 만났던 한 이재민은 아직도 물건 떨어지는 소리에도 깜짝 놀란다며 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나 후유증을 좀처럼 떨치기 어렵다고 호소했는데요. 지열발전소 문제를 비롯한 지진의 원인 찾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진으로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시민들이 원래 자리를 찾아 돌아올 수 있을 날까지 우리들이 좀 더 힘을 보태야겠습니다. 다른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황영우 = 전 태풍 콩레이 취재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영덕 현장 이곳저곳을 누비며 피해 주민들을 만나고 각종 어려움과 문제점들을 보도했었는데요. 밀려든 토사로 수심이 기존 2.5m에서 50㎝ 미만으로 얕아져 어선들의 접안이 아예 불가능해졌던 영덕 구계항의 상황을 단독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크게 와 닿았던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인데, 이들 역시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긴 했지만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인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준혁선배와 함께 어선보험의 문제점 등도 짚어보는 기사를 작성하며 느낀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게 예전 대학시절 못지않다는 겁니다.

- 박동혁 = 배움에는 끝이 없는 법이죠. 황 기자의 콩레이 기사 역시 저희가 대구경북 이달의 기자상 후보로 제출했었는데, 아쉽게 탈락해서 미련이 더 남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부족했던 걸까요.

△안찬규 = 그 부분은 제가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현장감이 살아있는 기사이긴 한데, 당시 전국적으로 큰 이슈였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지역신문인 만큼 이와는 차별되는 부분을 찾아야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단순한 현장의 모습보다는 주재기자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밀착의 기사를 뽑아내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 박동혁 = 일리가 있네요. 지역신문으로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다시 한 번 모두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자, 황 기자가 꾸준히 보도한 에어포항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네요.

△황영우 = 에어포항 이야기를 하려니 또 한숨만 나오는데요. 포항의 하늘길을 맡고 있는 에어포항이 취항 10개월여만에 전노선 운항중단에 들어가 현재 답답함이 너무 큽니다. 포항시는 우선 내년 3월 이후 에어포항의 운항이 정상적으로 재개될지 여부를 지켜본 뒤 운항복원이 불투명할 경우 새로운 지역항공사 추진에 나서기로 밝히는 등 양측이 서로 갈라선 느낌이 많은데, 결국 모든 불편은 시민들한테 돌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이슈는 올해 수차례 보도되긴 했으나 내년에도 계속적으로 취재해 보도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고세리 = 저도 올해를 돌아보니 두 가지 정도가 떠오르는데요. 포항은 구룡포가 전체 동해안 대게 전국 위판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큰 시장인데, 금어기가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장을 살펴보니 예년만큼 활기를 띤 것같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경기 침체로 대게 소비가 줄어든 데다 지난해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영덕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한 몫을 차지한 것 같은데요. 통상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대게 조업이 한창인데 올해는 5월까지 약 497t에 그쳐 작년 545t보다 줄면서 어업인들의 고충이 컸습니다.

어자원 감소와 더불어 업계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인력난인데, 젊은층의 유입을 위한 귀농관련 정책은 많지만 귀어관련 정책은 남해나 서해의 양식업 쪽만 활발하고 동해는 거의 전무한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 취재를 해 볼 생각입니다.

- 박동혁 = 수산업도 빼놓을 수 없는 동해안의 이슈인만큼 좋은 소식 기대하겠습니다. 나머지 한 개도 궁금하네요.

△고세리 = 다음으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채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경북동해안 지역의 예금은행 기업 대출액이 지난 2010년 5조3천40억에서 2018년 9월 기준 8조5천6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이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금액이 7조998억원으로 약 83.5%를 차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는데 수치상으로 와 닿는 부분이 많아 지역 기업의 상황을 잘 나타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대출들이 금리 상승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으로 보여 자영업자 등의 부채상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돼 걱정이 큽니다.

더군다나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 상승폭이 커져 자영업자 등은 대출, 인건비 상승 이러한 부분에서 이중 삼중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기가 어려워 소비까지 침체되는 분위기라 이런 부분에 대해 세심하게 살펴보고 진단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찬규 = 이제는 제 차례가 된 것 같네요. 저도 올해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것 한가지만 꼽으라면 탈원전 관련 취재를 들 수 있겠네요.

- 박동혁 = 탈원전 취재 때문에 안 기자가 작년과 올해 경주, 영덕, 울진을 오가며 고생했죠.

△안찬규 = 네. 천지원전 1·2호기 건설이 백지화된 영덕과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이 무기한 연기된 울진, 월성원전 1호기가 조기 폐쇄된 경주 등 경북은 원전이라는 사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경북지역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면 9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마당에 정부의 피해 대책이나 대안사업 추진계획은 전무한 실정인 점을 보도했었습니다.

△전준혁 = 지역민들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죠. 안 기자의 탈원전 기사가 나가고 많은 지역민들이 공감하며 지역뿐만 아니라 중앙 정치권에서도 핫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안찬규 = 지금에 와서는 탈원전 기조에 대해 문제삼기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비슷한 관점에서 경북도 역시 원자력발전소 대신 원전해체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 이마저도 원전해체연구소 유치를 두고 동남권 지자체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기 때문인데요. 산자부가 내년 6월 부지를 확정할 때까지 이 부분에 대한 보도도 계속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 박동혁 = 다들 내년에 대한 각오가 대단하네요. 참 좋은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막내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이시라 = 네. 저는 올해 사건사고 기사와 인터뷰 중심의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지만, 현장에 투입되니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직은 큰 전력이 되진 못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더욱 열심히 노력해 경북매일신문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박동혁 = 막내기자의 힘찬 포부를 들어보니 내년 한해도 멋지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다들 수고하셨고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에는 모두 무탈하고 행복하길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