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 이용객이 27일로 연 400만 명을 돌파했다.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대구국제공항은 눈부신 실적을 달성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무늬만 국제공항이란 비아냥을 들었으니 격세지감이 있다. 4년만에 4배 가까운 성장을 이룩한 셈이다. 대구가 국제화 도시로 한걸음 나아간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공항은 이달 25일 현재 국내선 198만 명, 국제선 19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가 증가했다. 놀라운 것은 대구공항은 대구·경북 뿐 아니라 충청, 경남, 호남, 수도권 등에서도 수요가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전체 이용객의 14% 정도가 외지 주민인 것으로 밝혀져 여객 수요를 끌어당기는 효과도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대구가 남부권의 교통 요지인 지정학적 특성과 교통이 편리한 도심공항이란 이점이 크게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이점이 향후 여객 수요를 더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면에서 대구국제공항의 새로운 변신은 필수다.

그 첫 번째가 대구통합 신공항 이전 사업이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송년기자회견에서 대구통합 신공항건설은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돌파하겠다고 했다. 사실 통합신공항 이전 문제는 내부적으로 민간공항 존치라는 명목상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데다 현 정부의 소극적 태도로 상황 진척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서는 여론 통합과 더불어 새로운 거점공항 건설이 반드시 실현돼야 할 과제이다.

지금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새로운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것이 대구통합 신공항 건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만큼 통합공합 건설 사업에 잠시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단기적으로는 대구국제공항의 시설을 확충해 늘어나는 수요에 부응하는 일이다. 대구시가 더 많은 관심과 노력으로 공항 이용객의 불편을 덜어 주어야 한다.

대구국제공항의 수용시설은 375만 명 수준이다. 400만 명이 넘어서면 사실상 콩나물 공항이나 다름없다. 지금도 앉을 자리가 부족할만큼 비좁고 이용객 편의시설도 태부족인 상태다.

대구공항공사가 주기장과 탑승교, 주차장 추가 건설, 출국장 대기실 확장 등의 사업을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단기적 처방보다는 신설공항 건설까지 아직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인만큼 좀 더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군데가 넘는 노선이 확보된 대구국제공항은 당분간 글로벌 추세에 따라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버스나 대중버스의 투입 등으로 좀 더 접근성이 편리한 공항으로 바꾸고 명실상부한 영남권 중심의 국제공항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야 한다. 이제 500만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