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상 웅

마디마디 바람을 이겨낸 흔적

대궁 속에 행간으로 얽어 짠 고치를

소보록하게 감추고펼쳐진 잎들은 갈라져 있다

여린 잎들이 날개처럼 제 기호를 찾을 때 세상의 한 창가에서

어깨를 펴고 먼 곳을 날아보리

여러 날 비상할 꿈을 꾸었는지

테이블에 올려놓은

열 손가락

거칠지만 아름답다

세월을 푸르게 건너

실(絲)패 같이 단정한 품에서

바람을 받아내는 방패연

한가닥 외줄에 날아오른다

이파리가 새의 날개를 닮은 관음죽은 화분 속에 갇혀있지만 현실을

훌훌 날고 싶은 욕망을 가졌다고 믿는 시인은 갑갑하고 굴레에 갇힌 현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싶은 심정을 피력하고 있다. 푸르른 창공으로의 비상을 꿈꾸는 시인의 깊은 시심을 읽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