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에 실망감 탓 분석에
혁신 미흡땐 재역전 지적도

대구·경북(TK) 지역의 민심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TK지역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을 2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7∼19일 전국 성인남녀 1천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결과 TK지역의 한국당 지지율이 47.3%를 기록했다. 지난주 TK지역에서 한국당 지지율이 36%던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만에 11.3%포인트가 상승했다. 반면 민주당의 TK지지율은 21.8%로, 지난주보다 4.7%포인트 하락했다. TK지역에서 뿌리를 내리려 했던 바른미래당은 3.7%를 기록했다. 이는 TK민심이 최근 한국당 쪽으로 빠르게 재결집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당에 대한 지지율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TK지역 주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대구 신명여고 출신인 한국당 강연재 법무특보는 “모두가 문재인 김정은의 위장평화쇼와 예능같은 엉터리 보도에 현혹되어 있을 때조차 빨갱이스러운 이 정권의 국민기만, 대국민사기쇼를 유일하게 우려하고 본능적으로 견제의 날을 세웠던 곳”이라며 TK지역 지지율 상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한국당의 인적쇄신에 대해 여론이 반응한 것일 수도 있다. TK지역에서 최경환(경산) 의원 등 친박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감행하면서 한국당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조금은 늘어났다는 분석도 지역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여론에 민감한 정치인들이 섣불리 당을 옮기지는 않기 때문이다. 류성걸 전 의원과 황영헌, 김경동, 권세호 전 지역위원장 및 당원 등 바른미래당 원외 인사들이 한국당에 입당 신청서를 제출했던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쇄신과 혁신의 결과로 얻어낸 것이라고 생각하면 ‘반사이익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이번 당협위원장 물갈이 과정에서 TK지역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빼를 깎는 혁신이 더 필요하다”며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 때도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가 나올 경우 한국당에 등을 돌리고, 총선 때 TK지역 주민들이 평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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