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1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8 대구경북 공감 토크콘서트’에서 특강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행보가 심상찮다. 당협위원장 공모에도 참여치 않았고 대구 경북지역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몇 차례나 언급했음에도 지역에서는 최근의 행보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대구·경북민이 묻고 김병준이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21일 열린 콘서트에 대구·경북지역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선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그의 위상을 짐작케 했다. 고령 출신으로 대구 남산초등학교와 대구상고를 졸업한 점도 작용했지만 그를 지지하는 인사들도 적지 않았다는 소리도 나온다. 그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차기 총선에 출마한다면‘대구 중·남구’를 선택할 것이라는 풍설도 파다하다.

지난 21∼22일 대구를 방문하면서 토크 콘서트 외에 지역인사 오찬, 남구 앞산 등산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한 김 위원장은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공감 토크 콘서트’에서 문재인 정부의 민간인 사찰 등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문 정부에는 사찰 DNA가 없다’는 청와대 해명은 오만한 발언”이라며 “권력은 언제나 옆길로 빠질 수 있는 속성이 있고 사찰 가능성을 아예 부인하면 필요한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데 소홀해진다”고 언급했다. 또 “역대 여러 대통령의 불행은 민정 라인의 오만과 잘못에서 시작됐다”면서 “문 대통령이 지금 민정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정권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과 대한애국당을 아우르는 ‘보수 빅텐트론’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한 그릇에 모두 담으려다 그릇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통합보다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애국당이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협력하는게 옳은 길”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원장으로서보다는 다분히 향후 정치 행보를 감안한 작심발언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김 위원장은 21대 총선 출마여부를 묻는 질문에 “임기를 마친 이후 행보는 나도 모르겠다”며 “고향인 경북 고령이나 대구에서 출마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지난 10월23일 대구시당을 방문 때나 아시아포럼21 등에서 “정치는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뤄질 때가 있고 비대위원장 이후의 일은 누구도 모르는 일이며 지역민들이 필요로 해서 부른다면 어느자리에 가 있을 지는 알 수가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대구·경북민이나 보수 측이 원한다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일을 해야하는 상황이면 움직일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토크 콘서트에서도 “시대의 변화 양상을 바로 읽어내고 그 변화에 맞는 꿈과 비전을 만들어 실현할 수 있는 정책적 패키지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비대위가 안 보인다, 인적쇄신 왜 안하냐는 말들이 있었지만 어쨌든 나름대로의 스케줄을 가지고 물러서지 않고 일했다”고 밝혀 나름의 정치행보와 연관이 있음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영국의 노동당이 19년동안 정권을 잃은 후 정권을 되찾을 때 내세운 ‘제3의 길’과 미국의 공화당이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몰락했다가 ‘새로운 경제철학과 경제정책’으로 부활한 사례를 들며 한국당과 보수의 부활을 강조하는 등 향후 행보를 짐작할 수있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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