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은 얼마나 ‘휴식 있는 삶’을 즐기고 있을까. 고용노동부가 전국 17개 시도별 워라벨 지수를 조사 발표했다. 워라벨은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로 일과 가정이 조화롭게 양립되는 상태를 말한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대세적 흐름이다. 정부가 워라벨과 관련한 조사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일과 생활과 관련한 통계치를 활용 조사해 지역별 삶의 만족도를 간접적으로나마 가늠해 보았다는 점에서 관심이 가는 내용이다.

대구와 경북의 워라벨 지수는 전국 평균에 미달했다. 2023년에 100점에 도달한다고 봤을 때 대구는 36.5점, 경북은 36.6점으로 전국 평균 37.1에 못 미쳤다.

26년째 전국 꼴찌를 하는 대구의 지역총생산(GRDP)을 감안할 때 그 결과가 새삼스럽지는 않다. 삶의 질이란 도시의 경제력과 비례한다고 보면 대구의 평균치 미달은 당연한 결과다. 대구의 부끄러운 민낯이 또 한번 드러난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43.1)과 부산(39.5), 대전(38.4), 울산(38.2) 등이 대체로 휴식 있는 삶의 수준이 양호한 도시로 밝혀졌다. 대기업과 우량기업이 많은 대도시, 근로소득이 높은 도시가 삶의 질 면에서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다.

대구는 일, 생활, 제도, 지자체 관심도 등 4개 조사영역 전반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였으며, 특히 제도영역에서 서울(14.8)의 절반 수준(7.9)에 머물렀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사회적 시스템이 아직 미흡한 단계에 머물고 있음을 뜻한다.

대구는 봉급 근로자의 급여가 울산시의 72% 수준에 그치고 있고, 법인의 당기 순이익도 전국 최하위권이다. 대구 경제의 취약성이 이번 조사에도 그대로 반영된 거라 보면 된다.

인구 250만의 거대도시 대구의 분발이 요구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바야흐로 세상은 워라벨이나 케렌시아같은 여유와 휴식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요구하고 있다. 돈보다는 삶의 질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가 살기 좋은 도시로 가야하는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꼴찌도시 대구의 분발을 촉구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