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시민출자 제과점
구미 ‘아름다운 베이커리’
31일 경영난으로 폐업 예정
기업·대학 등 납품해 생긴 수익
소외계층 아동들 지원해 와

전국 최초로 시민들이 출자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베이커리’관계자들이 빵을 만들고 있다. /아름다운 베이커리 제공

[구미] (사)아름다운가정만들기가 운영하는 ‘아름다운 베이커리’가 오는 31일 폐업신고를 할 예정이다.

전국에서 최초로 지역 시민들이 출자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베이커리’가 13년만에 경영상 어려움으로 문을 닫게 된 것.

지난 2006년 2월 26일 문을 연 ‘아름다운 베이커리’는 지역 시민 30여명이 투자를 해 총 7천여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아름다운 베이커리’는 빵을 팔아 번 돈으로 지역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아동을 지원해 왔다. 특히,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들의 기본 생존권을 지원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름다운 베어커리 관계자는 “지역 경기가 나빠지면서 4년여 전부터 납품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원금 확보 방법을 놓고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오는 25일 운영을 중단하고, 31일 정식 폐업신고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베어커리’는 롤케익, 소보르, 단팥빵 등 30여 종의 빵을 만들어 기업과 대학 등에 납품해 왔다. 소상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새로운 판로를 만들어 도매가로만 팔았다.

좋은 재료를 쓰고 저렴한 가격에 납품했기 때문에 운영비를 빼고 나면 수익금은 연간 3천여 만원이었는데, 최근 지역경기 악화로 판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금이 대폭 줄었다.

거기에다 내년부터 식품 제조업체의 위생안정성을 위한 햇섭(HACCP)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한 4천여만원의 중금속탐지기를 설치할 여력이 없어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몇몇 단체가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해 지원금을 받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아름다운 베어커리’ 측이 거절했다. ‘아름다운 베어커리’ 설립 목적이 ‘일자리’ 보다는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에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아름다운 베어커리’는 출자자들에게 받은 출자금을 상환해 주면서 이별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미(50) 대표는 “지난 13년 동안 별을 보고 출근하고 별을 보면서 퇴근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며 “주인이 없는 조직이 빚 안지고 13년 동안 운영되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삼성전자, 금오공대, 코오롱, 태평양금속, 신창메디컬 등 지역 기업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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