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청 모 공무원은 잡상인 단속을 하는 과정에 이들이 저항하면서 하는 말을 이렇게 말했다.

지난 26일부터 ‘경주 한국 술과 떡잔치 2005’가 열리는 황성공원 주 행사장 인근에는 전국에서 몰려던 잡상인들이 호국 및 순몰국군장병들의 영혼이 깃든 충혼탑 주 진입로에다 야시장을 펼쳐도 관계당국에서 단속조차 못하는 등 일대가 무법천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이달 중순부터 소속을 알 수 없는 단체에서 충혼탑 주진입로에다 부스 수백동을 설치, 행사 전 날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특히 음식점의 경우 발생된 음식찌꺼기와 폐수로 인해 악취가 진동하고 있어 성역시되고 있는 충혼탑 일대가 온통 잡상인들의 천지로 변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게다가 이 입구 인근에는 임진왜란 당시 전란에 참가해 숨진 의사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임란의사추모탑도 잡상인들의 횡포에 의해 훼손되는 등 잡상인들의 생존권이 무소불위로 자행되고 있다.

더욱이 울산, 대구지역에서 찾은 관광객들은 여기가 '술과 떡 잔치' 주 행사장으로 착각하는 헤프닝도 벌어지는 등 관계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공권력의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포항에서 휴일맞아 행사장을 찾은 이모씨(50)는 "충혼탑의 의미를 이들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가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에 대해 행사주관 부서인 경주시 관광홍보계 관계자는 "행사 개최 전날부터 전직원과 경찰이 동원된 가운데 잡상인들의 행사장 진입을 막기위해 대형 장비까지 동원했지만, 이들의 거센 저항으로 실패했고 이 과정에 공무원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부스에는 각종 음식점을 비롯 의류, 신발 등 각종 매장이 있고 상인들은 주최측에 행사기간동안 적게는 60만원부터 수백만원의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황성호기자 shhwa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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