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최근 4년간 초중고 감사결과를 17일 공개 발표했다. 지난 10월 사립유치원 감사결과가 실명으로 공개되면서 초중고 감사 결과도 공개하라는 여론에 따른 결과 발표이다.

이번 내용은 지난 사립유치원 비리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컸던데 영향을 받아 나온 결과여서 학부모 및 일반인의 관심 또한 높았다.

교육당국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교육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 교육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 학교당국이 얼마나 학교에 대한 신뢰를 높여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발표된 내용으로 보아도 아직까지 일선학교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이 확인됐다. 일반 회계분야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관심의 주 대상인 학생부 및 성적관리에까지 부적절한 행위들이 적발된 것이 이를 입증해준다. 또 부적절한 내용이 구조적이고 반복적인 방법으로 일선학교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답안지 사전 유출로 학부모의 공분을 쌌던 숙명여고 사태와 비슷한 일들이 2015년 이후 전국에서 13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된 학교는 전국 초중고 전체의 92%(9천562개교)에 해당됐다. 학교당 평균 3.26건 총 3만1천216건의 문제가 발생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학교는 8%에 불과했다. 사립학교는 학교당 평균 5.3건, 공립은 2.5건의 문제가 지적돼 사립학교가 공립보다 두 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적 사항별로 보면 전체 지적사항의 절반 가까운 48%가 학교발전기금 부적정 운영, 보충수업·초과근무수당 이중 지급 등 예산회계와 관련한 분야다. 다음으로 인사복무 분야가 15%, 교무·학사 분야는 13.6%를 차지했다.

대구시와 경북도 교육청도 같은 날 감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대구와 경북지역 일선 학교에서도 골고루 문제점이 지적됐다. 특히 학생들의 출결을 비롯한 성적 및 학생부 관리에 대구에서만 130개 학교에서 지적사항이 나왔다. 계성중에서는 개근상 또는 정근상 대상이 아닌 학생 8명에게 상장을 수여하고, 이를 학교생활부에 기재한 사실이 적발됐다. 경명여중에서는 학업성적관리 부실로 11명이 경고 조치를 받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대학입시가 성적평가 위주에서 내신성적 위주로 바뀌고 있다. 내년도에는 신입생의 76%를 고교내신을 바탕으로 학생부 종합전형 등의 방법으로 평가, 진학한다. 고교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 학교 내 학사관리가 부실해지면 학교의 신뢰가 무너지고 궁극적으로는 대입제도의 근간을 흔들게 된다. 우리의 공교육의 위기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이번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교육 당국은 엄중한 학사관리만이 학교를 살리는 길이라 생각으로 교육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