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시향 구미공연 추진에
구미 상공계·시민단체 ‘발끈’
“이제껏 공연 한번 없었는데
대구취수원 이전 때문 아니냐”
무료공연 강행에 곱잖은 시선
구미시도 사전협의 한적

구미시와 대구시간의 취수원 이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가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구미 공연계획을 세우자 구미지역 상공계와 시민들단체들이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한 일방통행식 행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시는 내년 1월 16일 대구시립교향악단이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구미 시민을 위한 무료공연을 한다고 18일 밝혔다. 대구시는 구미시민 1천200여명에게 70분간의 무료공연을 제공하고 대관료 150여만원을 부담한다. 공연 제목은 ‘구미상공회의소와 함께하는 대구·경북 상생음악회’이고, 초청 인사는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장세용 구미시장, 조정문 구미상의 회장 등이다.

대구시의 무료공연 발표에 구미상의가 발끈했다. 박정구 구미상의 사무국장은 “대구상의나 대구시와 협의한 바 없다”면서 “일반적인 문화행사의 경우 상의는 주최가 아닌 후원기관으로 나설 수 있는데 이번 행사는 사전 협의는커녕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 자체를 신문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 자체를 모르고 있는데 제목만 보면 마치 구미상의가 주최자인 것 같다”며 “대구가 일을 이런식으로 하는데 무슨 상생이 되겠는가”고 반문했다.

구미상의 측은 “대구상의가 대구시 눈치를 보며 난처한 입장인 듯하다”며 “대구상의 회장한테 항의했고 18일 대구상의 회장과 모임에서도 다시 한번 항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용 구미시장 역시 대구시와 사전 협의를 한 적이 없고 구미상의로부터 구미 공연 연락을 받아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번 공연과 관련해 구미지역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달에 구미를 방문하려다 구미시의 반발이 거세자 대구시향의 무료공연이란 방안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구시향이 지금까지 구미에서 공연한 적이 없어 대구취수원 이전을 목표로 한 문화교류란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한 시민은 “대구시가 취수원 이전을 속셈으로 일방적인 문화행사를 강행한다면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아무도 없는 빈 공간에서 연주하는 망신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방분권운동 구미본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대구시가 정치적 공세로 대구취수원 이전을 추진하다가 문화행사란 가면을 씌워 구미 시민과 접촉을 시도한다”며 “순수하지 못한 대구시향의 구미 공연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미문화예술회관은 내달 16일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공연 대관 신청을 허가만 하고 대관료 납부 고지서는 아직 발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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