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강조
현역 의원 21명 물갈이에도
비교적 잠잠한 가운데
나경원 “의정활동 성과 내면
21대총선 공천서 충분히 가점”

▲ 자유한국당 김병준(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17일 국회서 열리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지난 주말 발표한 인적쇄신방안을 놓고 정치권에 퍼지고 있는 ‘물갈이 무용론’을 차단하는 데 진땀을 빼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17일 내년 전당대회 직후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현재 단행한 물갈이를 번복할 것이라는 출처불명의 ‘물갈이 무용론’에 일제히 반박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다음 지도부가 이번에 배제된 (당협위원장) 분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은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본 것”이라며 “이는 우리 정치에 대한 폄하이고,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어떻게 다음 지도부가 함부로 할 수 있다고 함부로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며 “이것이야말로 우리 당이 잘못되길 바라는 심정에서 이야기하시는지 모르겠다”며 거듭 강조했다. 이번 쇄신 작업을 주도한 이진곤 조직강화특위 위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로 구성되는 당협 위원장들이 주축이 돼 내년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이라며 “새 지도부가 지지기반을 허물고 다시 당협위원장을 바꾼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선 이번에 배제된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두달여 뒤 들어설 차기 지도부에서 일부 선별적으로 구제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계를 망라해 21명의 현역의원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하는 인적쇄신을 단행했는데 예상보다 반발이 거세지 않은 이유도 이같은 배경에서‘일단 두고 보자’는 입장이 적지않기 때문이란 설명도 뒤따랐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지난 15일 당협위원장 탈락자 발표 직후 ‘앞으로 의정활동에서 성과를 내면 21대 총선 공천에서는 충분히 가점을 얻을 수 있다’고 발언해 이같은 해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한꺼번에 현역의원을 너무 많이 바꿀 경우 당내 분열은 물론 보수진영이 세를 결집해 문재인 정권에 대항하는 반문연대를 구성해야 한다는 대여전략에도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비대위가 이같은 물갈이 무용론에 적극 반박하고 나선 것도 일부 대상자가 비대위가 아니라 차기 지도부에 줄을 서 구제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여서는 국민으로부터 엄청난 질타를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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