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대해수욕장 산책 20대
버스킹 무대 내려앉아 부상
‘시설 노후’가 사고 원인이지만
시는 ‘철거냐, 보수냐’ 하세월

▲ 지난 6일 추락사고가 발생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버스킹무대 목재데크. /독자 제공

포항시 영일대해수욕장 목재데크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포항시의 조치 등은 계획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식 등으로 인한 예산 낭비 논란<본지 2018년 1월 13일 4면 보도>에 이어 이 같은 안전사고가 일어나자, 영일대해수욕장 목재데크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고로 다친 박모(27·여)씨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6시 20분께 포항시 영일대해수욕장 버스킹무대의 목재데크가 부서져 그 위에 있던 박씨가 약 1m 아래로 추락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씨는 “해변을 산책하던 중 사고를 당해 팔다리와 흉부 등을 다쳐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대학원생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자 포항에 내려왔는데 사고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실험도 제대로 못해서 생활이 엉망이 됐다”고 호소했다.

부서진 목재데크는 지난 2016년 설치된 버스킹무대의 유지·보수를 위한 진출입로로 사용되는 바닥문으로, 연결 부위 등이 노후돼 부서진 것으로 포항시 등은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방안 등 안전도 향상을 위한 조치는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포항시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사고발생 열흘이 넘었음에도 재발 방지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은 버스킹무대의 복잡한 관리체계도 한 몫하고 있다.

영일대해수욕장 전체 목재데크에 대한 담당은 해양산업과지만 목재데크 위에 설치된 버스킹무대는 문화예술과 담당이고, 문화예술과는 무대 관리를 다시 포항시문화재단에 위탁한 상태인 것. 이렇다 보니 평소 목재데크의 유지와 보수를 담당했던 해양산업과에서는 따로 조치를 취하기 어렵고, 유지·보수와는 거리가 먼 문화예술과에서도 특별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재발방지와 관련 포항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버스킹 무대를 설치해 득보다 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시설을 보완하는게 맞는 것인지 철거하는게 맞는 것인지 아직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영일대해수욕장의 목재데크는 시공 당시 반영구적이라던 포항시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해풍 등에 의해 부식이 일어나 올해 초 긴급 보수에 들어갔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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