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이 줄줄이 부정적 영향들을 노정하고 있다. 그 중에도 순리에 따르는 여론 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군사작전 펼치듯 느닷없이 결정해버린 ‘탈(脫)원전’ 정책이야말로 지역경제는 물론 관련 산업계마저 초토화해버리는 치명적인 패착으로 귀결되고 있다. 국민투표를 통해서라도 잘못된 ‘탈원전’ 정책을 되돌리는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다. 더 늦어선 안 된다.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 범국민 서명운동본부’발대식이 지난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발대식에는 공동추진위원장을 맡은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을 비롯,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김광림(안동), 김석기(경주) 의원 등 2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학계·산업계·노동계·시민단체 등 각계각층 인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범국민 서명운동본부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국민의 피땀으로 일군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이 소멸되지 않고 대한민국 원전산업을 지켜내기 위해 가장 시급한 첫걸음이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라고 밝혔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탈원전 정책은 정권 5년만 망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블랙 아웃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석호 의원은 “대통령과 개인적 면담에서 탈원전 정책과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에 대해 말했더니 문재인 대통령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국회에서 공론화를 해달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어서 “정부는 이제라도 전력수급계획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찬걸 울진군 군수는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한 1년 동안 3천여 명이 울진군을 떠났다”며 “울진군 인구가 5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큰 숫자”라고 호소했다. 한국형 원자로 개발 책임자인 이병령 박사는 “원전은 기술자들이 설계·운전·정비를 맡는 기술장치로, 기술인력이 유출되면 사고확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주한규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세계 최고 원전기술 사장(死藏)’ 등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었다.

최근 민주당 21명, 정의당 2명, 자유한국당 21명으로 시의회가 구성된 창원시의회가 ‘탈원전 폐기 결의안’을 채택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창원엔 두산중공업과 협력업체 300여 곳 등 원전 관련 회사가 몰려 있다. 문재인 정부의 섣부른 ‘탈원전’ 정책이 빚어내는 부작용과 국가적 손실은 그 증거가 차고 넘친다. 집권 여당 안에서마저 ‘전기세 2배 인상 필요성’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국가의 전력 비전은 암울하다. 지금도 많이 늦었다. ‘탈원전’ 정책은 하루빨리 폐기 절차를 거쳐야 한다. 더 늦으면 아주 늦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