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 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고 인구가 5천만 명 이상인 국가를 말한다. 국민 소득은 높으나 인구가 적어 3050 클럽에 가입하지 못한 나라도 더러 있다. 스위스, 홍콩, 스웨덴 등이 이에 속한다. 한 국가가 인구와 경제규모를 함께 갖춘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세계적으로 소득 3만 달러와 인구 5천만 명을 함께 겸비한 나라는 현재 6군데밖에 없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다. 경제 선진국일 뿐 아니라 한때 세계를 제패했던 쟁쟁한 나라들이라 할 수 있다.

올해 말이면 우리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의 예측대로라면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한국은 올 연말이면 세계 7번째로 3050 클럽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제의 억압을 벗고, 동족상잔의 6·25 전쟁을 치른 한국이 단시일 내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세계 최강 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전 세계가 아마도 경이적인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1960년대 불과 100달러 내외였던 한국인의 국민소득은 1995년 1만달러를 넘어섰다. 1996년 이른바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가입했다. 비록 다음해에 외환위기가 찾아와 어려움도 겪었지만 이후 11년만인 2006년 우리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누가 봐도 대단한 성과라 극찬할 만하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있다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의 분위기는 신통치가 않다. 최악의 실업률로 내수경기가 침체일로에 있고 내년도 성장률도 10여년 이래 최저 수준이 예상된다. 소득 수준이 향상된만큼 국민이 골고루 잘 살아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하위계층의 고통이 더 커지는 빈부 격차는 오히려 심화됐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소망했던 3만달러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무턱대고 반가워할 수 없는 이유들이다. 소득 3만 달러 시대, 일찍 터뜨린 샴페인이 되지 않게 자축보다는 새로운 다짐으로 출발하는 것이 옳을 것같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