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새원내대표가 된 나경원 의원.

나경원(4선ㆍ서울 동작을)의원이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사령탑이 됐다.

나 의원은  11일 열린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정용기 의원을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으로 내세우며 68표를 획득, 35표를 얻은 김학용(3선ㆍ경기 안성) 의원을 33표 차이로 제쳤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당의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 한국당은 지긋지긋한 계파 이야기가 없어졌다. 하나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우리가 지켜야될 가치를 같이 지켜가기 위해 하나로 뭉치자”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특보로 영입되며 정치에 입문했다.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와 판사 출신이라는 화려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전국구 정치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서울에서 4선을 하는 등 대중적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지만 대형 선거나 당직 선거에서는 쓴맛을 자주 봤다. 2011년 서울시장에 도전해 낙선했고, 2016년 두 차례 도전한 원내대표에서도 연이어 탈락했다. 하지만 이날 박빙 승부가 예상됐던 원내대표 선거에서 예상보다 큰 표차로 이기며 당내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 의원은 2017년 초 바른정당 분당 당시 참여 여부를 막판까지 고심하다가 자유한국당에 잔류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왔다갔다’한다는 부정적 평가도 얻었다. 하지만 이날 삼수 끝에 두 배 가까운 득표로 경쟁자를 따돌리면서 이같은 부정적 요인을 불식시키고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선거 결과는 복당파에 대한 당의 심판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김성태 원내대표에 이어 또 다시 복당파 출신인 김학용 의원이 원내대표를 하는 데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나 의원이 친박계와 중립지대의 표심 공략에 성공하면서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는 평가도 온다. 

TK(대구·경북) 지역 출신의 한 의원은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용태 사무총장을 비롯해 그간 복당파가 당을 좌지우지 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피로감이 당내 곳곳에서 적지 않았다”며 “나 의원을 보고 찍은 의원도 있지만, 반(反) 복당파 성격의 반대투표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학용 의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김무성 의원의 ‘막후정치’ 우려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친박계 등에서 암묵적 지지를 얻은 나 의원이 당선되면서 향후 비박계가 중심이 된 조강특위 등의 인적쇄신 작업도 일정 영향을 받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비대위의 인적쇄신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 온 친박계가 민 나 의원이 원내 사령탑을 잡았기 때문에 이전만큼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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