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우리가 잘해 지역 지원 국비 크게 늘었다” 주장

예산시즌이 끝날때마다 반복되는 치적 쌓기 논란이 올해도 일어났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 중에서 대구·경북(TK) 지역에 지원될 국비가 늘어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TK발전위원회와 한국당 TK의원들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대구시는 당초 정부안보다 1천817억 원이 증액된 3조719억 원을 확보했고, 경북도는 8조6천억원으로 3천952억 원이 증액됐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여·야 지역 국회의원들이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여야 지역의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반면 여야는 지역발전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취지이지만 보이지 않는 신경전으로 인해 경쟁적인 ‘공치사’ 수단으로 변질시켰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TK발전위원회는 “TK지역 예산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대폭 증가한 것은 자신들의 활약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TK발전특별위원장인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의 지역위원장의 의견을 수렴하여 우선 확보해야할 예산 사업을 선정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에서 선정한 30여건의 주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40여일간 총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TK특위 내에서 역할분담도 적절히 이루어졌고, 예산안조정소위원을 맡고 있는 TK특위 위원인 조응천 의원이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했다”며 “TK특위는 홍영표 원내대표, 조정식 예결위간사, 김태년 정책위 의장과 수시로 협의해 TK예산 확보 방안을 강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예결위 소위 위원 중 영남지역 예산을 담당하고 있는 민홍철 의원의 협조를 구했고, 조응천 의원의 예결위 소위심사를 지원했다”며 국회에서 증액된 TK주요 예산을 나열했다.

한국당 TK의원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민주당 TK발전위원회에서 TK예산 확보에 공을 세운 것처럼 홍보하자,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면서 TK지역에 지역구를 둔 한국당 의원들의 역할이 컸다고 주장했다. 예산소위에 참여한 송언석(김천), 곽상도(대구 중·남) 의원의 역할 뿐만 아니라 시도당위원장 및 지역의원들이 힘을 합쳐 예산을 확보했다는 논리다.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TK시도당위원장들 뿐만 아니라 예결소위 의원들, 지역의원들이 한국당 지도부와 기재부 관계자들을 조직적으로 압박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여야 TK의원들이 자신들의 치적으로 과도하게 홍보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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