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명 자

너무 멀리 내닫던 바다는 붙잡혀

고래고래 고함치던 날도 있지

않았겠나

철퍼덕 철퍼덕 쇠사슬 끌며 멍텅구리

배가 붙박혀 새우나 건질거냐

저 망망한 파도도 한 번은

손놓고 싶지 않았겠나

뒤집어 놓을 불같은 밭떼기는

어디 있느냐

무릎 아래 자식새끼 땀띠처럼

하얗게 앵겨 붙어있다

대처로 넘나들던 아버지

가지런히 뼛골 말리고 계시다

멀리 내닫는 파도를 가두어 밀고 또 밀며 햇살에 발효시켜 새하얀 결정체 소금을 만드는 염전에서 시인은 아버지의 힘겨웠던 한 생을 떠올리고 있다. 평생 애써서 키운 무릎 아래 하얀 소금알갱이 같은 아이들을 두고 아버지는 어는 산자락에 누워 뼛골을 말리고 있는 걸까. 하얗게 소금 알갱이로 발효되는 있는 걸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