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서재원 의장과 김상원 지진특위 위원장 등 포항시 의원들이 국회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포항이 지진 발생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피해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일종의 항의성 방문이었다.

포항시 의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포항 지진과 관련한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지원인 규명을 위한 모든 정보 즉시 공개, 재난지원금 인상에 상응하는 추가 지원, 지진관련 법안 제·개정을 통한 법적 근거 마련, 지진관련 사업 예산 편성 등이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은 우리나라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 큰 지진이었으며, 피해 규모면에서는 역대 최고급이었다. 지진발생 4시간만에 2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정도로 상황은 긴박했다. 그해 치러질 수능 시험도 지진을 이유로 일주일 연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국무총리와 장관, 정치인의 발길이 잦았다.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한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할 것을 모두가 약속했다.

그러나 날이 지나면서 이들의 약속은 빈말이었음이 드러났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되었다며 국회의원이 앞다퉈 발의한 지진관련 법안은 단 한건 처리에 그치고 있다. 포항보다 1년 앞서 발생한 경주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원들은 정치적 수사만 늘어놓았을 뿐 법안 처리에는 거의 무관심하다. 현재 국회에는 8개의 지진 관련법안이 상임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아직도 포항에서는 수백 명의 이재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진으로 망가진 집을 수리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의 말처럼 포항의 지진은 현재 진행형에 머물러 있다.

포항의 지진발생이 지열발전소에 의한 유발지진이라는 학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의 입장은 소극적이다. 오히려 자료를 숨기거나 공개를 기피하는 느낌이다. 산자부 중심으로 정부합동조사단이 구성됐으나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하는 행동일 뿐이다.

포항시 의원들의 국회 방문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의 약속이 이번에는 제대로 지켜질 것인지 똑바로 지켜보아야 한다. 포항시민들은 11·15 지진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집과 건물이 부서지는 물리적 피해도 컸지만 정부가 포항지진에 따른 피해복구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국회와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 포항지진과 관련한 전반의 문제를 성실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국회는 포항지진 사태를 민생문제로 인식하고 예산지원 등 적극적 자세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포항시 의원의 국회방문이 포항시민의 뜻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