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표 배부… 10∼12일, 실제 대입 ‘디데이(D-day)

14일까지 합격통보 못 받으면 빠르게 정시로 태세 전환을

“떨리긴 하네요”

5일 오전 9시 포항제철고등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은 수험생들 중 누군가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날 전국 학교 등에서 수험생들에게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됐다. 기나긴 12년 학창시절의 결과물이 이날 수험생들의 손에 전달됐다. 예상과 달리 수험생들의 얼굴에는 어떤 간절함이나 애태움같은 동요는 없었다. 대체로 학생들은 가채점 결과와 실제 수능 성적표가 비슷하게 나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철고 3학년 김민혁 군은 “성적표를 받고 성적을 확인하고 나니 홀가분하다”며 “수시원서를 접수했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남은 시간에는 운전면허를 따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시모집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능점수(정시)가 수험생과 교사들에게는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여겨지고 있다. 이날 제철고등학교 학생들의 표정이 밝은 이유 역시 대부분 지난 9월 수시전형으로 원서를 접수한 수험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은 현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10명을 기준으로 5∼6명 정도는 이미 수시 원서접수를 해 둔 상태고, 실제 수능 점수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수험생은 1∼2명 정도”라며 “예전처럼 수능 점수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시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를 실제 대입의 ‘디데이(D-day)’로 보고 있다. 성적표가 배부된 5일부터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수시 합격자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신입생 전체 모집 정원의 76%를 수시모집에서 선발하며,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는 오는 14일까지다. 이때까지도 대입 합격을 통보받지 못하면 입시 전략을 수시에서 빠르게 정시로 전환해야 한다.

교육계와 학원가에서도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포항동성고등학교 윤재덕 수석교사는 “성적표가 나오면서 수시전형에 원서를 접수한 학생들 중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한 학생들이 정시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며 “고3 학생들을 비롯해 교사들도 이에 대응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역대급 불수능이라고 불린 2019학년도 수능으로 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한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위 ‘등급컷’을 맞추지 못한 수시 이월인원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상위권 학생들 중에서는 가장 어려웠다고 평가되는 국어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오히려 정시 지원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문·자연계 모두 ‘국어’ 점수가 중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5일 전국에서 일제히 배부되면서 대입을 향한 수험생과 교사, 학부모, 학원 등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수능 점수를 바탕으로 수험생이 어느 대학까지 지원 가능한 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오는 29일부터 시작한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201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인문계 자연계 모두 국어 잘 하는 학생이 아주 유리하고 자연계 모집단위에서는 수학 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학도 그 비중을 무시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2019학년도 정시 전망과 지원 전략

△수능 영역별 성적을 분석하여 내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

본인의 수능 성적 중에서 어떤 영역이 유리한지를 잘 분석해서 가장 유리한 수능 반영 조합을 찾아 지망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정시에서 수능 반영 방법은 대학마다 다양한데 영어가 9등급만 제공되면서 더 복잡해졌다. 수능 반영 지표 중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도 잘 확인해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영어는 절대평가 되면서 정시에서 비중은 줄었다.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 확인

금년도에도 수시에서 복수합격자들의 다른 대학 등록이나 수능 최저 학력 기준 미달 등의 이유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있을 것이다. 수시에서는 최초합격자뿐 만 아니라 충원합격자도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한다. 최근 들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줄어드는데 전년도에는 서울대와 고려대 및 연세대는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상당히 많았다. 12월 29일부터 시작되는 정시 원서접수 시작 전에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을 포함한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탐구와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대학별 변환점수 인지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서 탐구와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성적표 상의 표준점수 대신 백분위에 의한 대학별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 수능 성적 발표 이후 공개되는 각 대학의 탐구 변환표준점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탐구영역 선택 과목 간의 난이도 차이 때문에 생기는 유 불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인데 난이도 차이로 발생하는 유·불리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해소된다.

△영어는 절대평가 도입으로 비중이 줄었다

지난해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는 정시에서 비중은 낮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1,2등급 인원은 대폭 줄었다. 서울대를 포함하여 최상위권 대학과 의학계열에서는 금년에도 대부분 1등급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 영어 반영 방법은 등급에 점수를 부여하여 일정 비율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고 총점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감점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에 따라서 등급 간 점수 차가 다른데 서울대와 고려대는 점수 차가 적고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등급 간 점수 차가 큰 편이다.

△모집 군별 3번의 복수지원 기회 활용

정시에서는 가군과 나군 다군 3번의 복수 지원 기회가 있는데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어 상위권 수험생들은 가군과 나군의 대학 중에서 반드시 한 개 대학은 합격해야 한다. 다군은 모집 대학 수와 인원이 적기 때문에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다. 3번의 복수 지원 기회 중 한번은 적정 수준의 지원을 하고 한번은 소신지원, 나머지 한번은 안정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수능 점수대별 정시 지원전략

△최상위권 점수대 - 최상위권 점수대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상위권 학과 및 의학계열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다. 서울 소재 대학들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많이 몰려 있어 사실상 2번의 지원 기회가 있다. 이 점수대는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대학이 대부분인데 연세대처럼 학생부를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모집 단위별로 합격선 근처에서는 점수 차가 아주 적기 때문에 동점자 처리 방법도 확인해야 한다. 탐구영역은 선택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유·불리 문제가 있어 대학별로 탐구영역 환산점수에 따른 점수 변화를 잘 확인하여 지원해야 한다.

△상위권 점수대 - 상위권 점수대는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인기 학과와 지방 국립대 상위권 학과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경우 입시 일자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많이 있어 둘 중 한 개 군의 대학은 합격 위주로 선택하고, 나머지 군의 대학에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다. 학생부는 반영하는 대학이 거의 없어 대학별 수능 성적 반영 방법과 반영 비율 등을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며, 대체로 수능 반영영역에서 4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중위권 점수대 - 중위권 점수대는 가, 나, 다군 모두 복수지원이 가능한 점수대인데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점수대이고 경쟁이 치열하다. 이 점수대도 수능 위주로 선발한다. 수능 점수도 어떤 조합을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를 잘 확인하여 3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상위권에서 하향 지원을 하게 되면 이 점수대에서 합격선이 올라갈 수도 있다. 수능은 4과목을 주로 반영하지만 3과목을 반영할 경우 합격 가능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확인해 보아야 한다.

△하위권 점수대 - 하위권 점수대는 주로 지방 소재 대학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로서 가, 나, 다군의 복수지원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점수대이다. 2개 대학 정도는 본인의 적성을 고려하여 합격 위주의 선택을 하고, 나머지 1개 대학은 다소 소신 지원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수험생들이 합격 위주의 하향 지원을 하면 이 점수대는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올라 갈 수 있다. 이 점수대는 4년제 대학뿐만 아니라 전문대학도 지망 가능한 대학들이 많기 때문에 전공에 따라서 전문대학을 지망해 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가 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송원학원 도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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