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감독과 선수들의 헌신 등 구단 구성원 전체 ‘필사즉생’ 각오
부진 딛고 K리그1 4위 마감… 3년 만의 ACL 복귀도 ‘한발짝’ 성과

▲ 지난 9월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대구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기념으로 포항스틸러스 선수단 및 현장을 방문한 이강덕 포항시장,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 등이 환하게 웃고 있다.  /포항스틸러스 제공.
▲ 지난 9월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대구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기념으로 포항스틸러스 선수단 및 현장을 방문한 이강덕 포항시장,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 등이 환하게 웃고 있다. /포항스틸러스 제공.

올해 포항스틸러스는 ‘우리는 포항이다!’ ‘We are Steelers!’ ‘가자 아시아로!’를 항상 외쳤다.

지난 두 시즌간 연이어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포항은 이번 시즌 축구명가 부활을 꿈꿔 왔다. 양흥열 사장부터 최순호 감독, 선수단과 스틸러스 사무국까지 구단 구성원 전체가 ‘필사즉생’의 각오로 뛴 결과, 포항은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을 4위로 마감하면서 현재 AFC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스틸러스맨’ 모두가 합심한 결과가 이번 포항스틸러스의 재도약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순호 감독의 빌드업축구와 선수들의 헌신

최순호 감독은 부임 3년차에 접어들며 더욱 뚜렷한 자신만의 축구 색깔을 보여줬다. 최후방에서부터의 빌드업과 측면 자원의 활발한 침투를 강조한 최 감독의 전술은 올 해 들어 확실히 자리잡기 시작했다.

재계약을 통해 계속해서 포항을 이끌게 된 최 감독의 빌드업축구는 한국대표팀의 색깔을 바꾼 벤투 감독의 빌드업축구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최순호 감독의 빌드업 축구의 선봉에 섰던 김승대와 이진현 선수는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국가대표팀에 승선하기도 했다. 평소 선수를 보듬어주는 최순호 감독의 아버지 리더십도 시즌 중반 위기 극복의 큰 힘이 되었다. 감독과 함께 선수들도 이 악물고 승리를 향해 헌신했다. 팀 내 최고참인‘원클럽맨’ 주장 김광석이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줬고, 올 시즌 전 경기 풀타임 출전에 빛나는 ‘라인브레이커’ 김승대와 강현무가 최전방과 최후방에서 포항을 조율했다. 강상우는 경기장 전역을 누비며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으며, 중원의 채프만이 뒤를 든든히 받쳐줬다. 골 결정력 부분과 공수전환 시 드러나는 허점을 잘 다듬는다면 내년 시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키맨(key player)’의 활약, 구단의 전력 보강

이러한 선수들의 노력에 발맞춰 포항스틸러스 사무국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실질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포항의 팀컬러에 잘 맞고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를 받고 있었던 선수 영입에 집중한 지난 여름 이적시장은 올해 포항의 분위기 반전을 이끈 전환점이었다.

신호탄은 물론 이진현이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경험을 쌓은 이진현은 중원과 측면의 구분 없이 2선 전체에서 활약했다. 그는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A대표팀 데뷔까지 이뤄냈다. 대표팀을 오가는 일정 속에서도 16경기에 출전해 4득점 1도움을 기록, 포항의 상승세에 크게 이바지했다.

K3리그에서 K리그1에 극적으로 복귀한 ‘신데렐라’ 김지민도 빼놓을 수 없다. 2016 시즌을 끝으로 K리그2 부산을 떠나 내셔널리그 김해시청과 K3어드밴스의 경주시민축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김지민은 누구보다 강한 간절함을 몸소 증명해 보이고 있다. 올 시즌 하반기에 합류한 김지민은 프로 데뷔골을 포함해 16경기에 출전하며 4득점 1도움을 기록하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FC서울에서 포항으로 합류한 이석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펼쳐진 전북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석혀니스타’라는 별명답게 중원에서 포항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이석현의 날카로운 패스는 김도형, 김지민, 이근호의 발끝에서 골로 이어졌다. 17경기에 출전해 5득점 4도움을 기록한 이석현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이 외에도 시즌 중반 중요한 고비처에서 풀백 공백을 메우고 측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2도움을 기록한 떼이세이라, 적극적인 침투와 과감한 슈팅으로 2골을 넣으며 공격에 활로를 연 ‘예비역 병장’ 김도형도 빼놓을 수 없다. 내년부터 스틸야드에 모습을 드러낼 ‘바르셀로나 유스’ 장결희의 존재는 내년 포항을 기대하게 한다.

△소통왕 양흥열 포항스틸러스 사장

감독과 선수가 포항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양흥열 포항스틸러스 사장의 소통에서 비롯됐다는 후문이다.

첫 경기부터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경기가 끝날 때마다 선수 한 명 한 명과 ‘카카오톡’으로 소통했다는 양 사장은 매주 월요일 포항스틸러스 모든 구성원에게 TGIM(Thank God, It’s Monday) 메시지를 통해 ACL진출, 부상방지, 선수기량의 지속적 발전을 통한 성장 등 포항의 방향과 목표를 공유했다. 매번 구성원을 격려하면서 구단의 뒷바라지를 도맡아 한 것도 그다. 자칫 안주하고 놓쳐버릴 수도 있는 구단의 높은 목표와 방향성을 구성원에게 끊임없이 제시, 공유하고 수시로 되짚는 역할도 해왔다. 승패를 떠나 이러한 주기적이고 꾸준한 소통은 시즌 마지막까지 선수와 지도자, 프런트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를 일으킴은 물론, 구단 구성원이 하나가 되도록 이끌며 금년도 포항스틸러스가 4위를 달성한 원동력 중 하나가 됐다.

△기다리는 포항의 ACL출전

리그 최종전이자 160번째 동해안더비였던 울산과의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 지은 포항은 오는 8일 열리는 울산과 대구의 FA컵 결승전 최종 결과에 따라 ACL 진출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K리그1에서 3위를 차지한 울산이 FA컵을 우승하게 돼 FA컵 우승팀의 자격으로 ACL에 출전하게 된다면, K리그1 4위를 차지한 포항이 2019 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게 된다. 올 시즌 최선을 다해 ‘진인사대천명(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의 자세를 갖춘 포항이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에 ACL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바름기자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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