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하늘길이 또다시 막힐 위기에 처했다. 지난 2월 야심차게 출발한 에어포항이 경영난으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운항 계획이 오락가락하더니 이달 1일 포항~김포노선이 운항 중단에 들어갔다.

또 이달 10일부터는 포항~제주노선의 운항도 잠정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포항에서 출발하는 민항기는 이달부터 당분간 없어진다. 포항시민은 물론 포항공항을 이용하던 동해안 주민의 불편도 그만큼 커졌다.

에어포항은 양대 노선의 운항 중단을 여객기 노후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내년에 새로운 여객기를 도입하면 포항~제주 노선부터 다시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에어포항은 노선 운항 중단과 함께 고객지원센터 직원들의 사직서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여객기 운항 재개업무가 얼마나 신속히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에어포항은 내년도 에어버스사의 A319 기종 3대가 들어오면 안전 검사를 거친 후 바로 운항에 들어간다고 했지만 그 시기는 빨라야 3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비행기를 띄운 에어포항은 그동안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극적으로 포항을 거점으로 하는 민간항공사로 출발했다. 포항과 경주 등 동해안 주민의 하늘길을 맡겠다는 자부심으로 출발한 것이다. 주민들의 기대감도 컸다. 경북도와 포항시도 40억 원을 투자해 포항거점 항공사의 안정적 경영에 힘을 보태기로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에어포항은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출범한 지 불과 10개월만에 운항 중단이라는 사태를 맞게 됐다. 에어포항의 운항 중단은 포항의 하늘길을 열기 위해 노력해 온 동해안 주민에게는 큰 실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에어포항은 설립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설립에 대한 기대도 컸기 때문이다. 특히 환동해 거점도시를 꿈꾸는 포항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랬다. 포항공항을 중심으로 한 경북 동해안 일대의 관광산업 진흥과 울릉도 공항과의 연계를 위한 준비 등 에어포항을 활용한 지역산업에 대한 진작효과는 우리의 기대였다.

에어포항의 경영권이 부산에 주소를 둔 베스트에어라인에 넘어가면서 포항거점 항공사 운영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있어 왔다. 포항을 떠나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국제노선 취항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지금도 에어포항이 포항거점 민항사로서 자리를 굳건히 할 것인지는 성급히 예측할 수 없다. 에어포항이 앞으로 포항을 기반으로 김포, 김해, 대구, 청주국제공항에 취항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에어포항의 노선결정이 아직은 유동적임을 암시하는 내용들이다. 에어포항이 포항을 떠나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포항에 남도록 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포항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민항기 운영을 위해 지역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 포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포항의 하늘길은 반드시 지역민이 지켜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