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것이 있다. 테레사 수녀처럼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착한 일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 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현상을 말한다.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해서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변화이다.

남을 돕게 되면 느끼게 되는 최고조의 기분 상태를 ‘헬퍼스 하이’(Help‘s High)라 한다. 남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고 난 뒤 느끼는 정신적 만족감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은 이런 심리적 포만감을 며칠씩 지속적으로 느낀다고 한다. 의학적으로는 혈압과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엔돌핀이 정상치의 3배 이상 분비돼 몸과 마음에 활력이 생기는 상태다.

자선냄비가 곳곳에 등장했다. 올 한해도 저물어가고 있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계절이 온 것이다.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 해안에서 배가 좌초되면서 발생한 1천여 명의 난민과 도시빈민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으로 시작한 자선행사에서 유래됐다. 기독교 한 교파에 의해 시작한 구세군 자선냄비는 현재 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연말이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벌이는 가두 모금운동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도 1928년 당시 한국 구세군에 의해 서울 도심에 처음으로 자선냄비가 설치되고 90년 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행사가 이어져 오고 있다. 여기서 모금된 자금으로 많은 사람이 빈궁에서 구제되고 특히 성탄절에 벌이는 구세군 자선냄비는 연말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 모금으로 사용된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연말에 등장하는 자선냄비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그동안 소홀했던 이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어려운 이웃이 내 가까이에도 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다.

대구경북에서도 이달부터 자선냄비가 거리에 등장했다. 자선냄비의 참 뜻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연말이 되면 좋겠다. 한해를 보내면서 자선냄비를 통한 나의 작은 실천이 우리사회를 훈훈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보람된 일이다. 마더 테레사 효과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올 연말도 자선냄비를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