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구룡포 동쪽 12㎞ 해상서
겨울 너울성 파도에 2명 숨져
자망그물 끌어올리다 사고
영덕 강구 앞바다선 어선에 불
표류 어민 2명 무사히 구조

▲ 포항해양경찰서 잠수부가 포항 구룡포 동쪽 12㎞ 해상에서 전복된 자망어선 A호(4.73t, 승선원 3명) 인근을 수색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A호 승선원 3명 중 2명이 숨졌다.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2일 경북동해안에서 어선 전복 사고로 2명이 숨지고 조업중인 어선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해상안전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경북동해안은 겨울철 동안 돌발 너울성 파도가 자주 발생하며 조업어선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6분께 포항 구룡포 동쪽 12㎞ 해상에서 그물을 끌어올리던 자망어선 A호(4.73t, 승선원 3명)가 전복돼 승선원 3명 중 2명이 숨졌다.

배가 뒤집힌 후 얼마되지 않아 인근을 지나던 다른 어선이 이를 발견, 뒤집힌 배 위에서 선원 이모(72)씨를 구조했다.

그러나 선장 오모(66)씨와 선원 이모(80)씨는 사고해역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은 경비함정 7척과 해군함정 2척, 민간구조선 10척, 항공기 1대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였고, 사고발생 1시간 30분여 만에 실종자를 모두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이들은 포항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 해역의 수온이 16.8도를 기록하는 등 여건이 좋지 않아 구조 당시부터 의식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포항 앞바다의 파도는 1∼2m로 비교적 높지 않았으나, A호는 너울성 파도의 영향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너울성 파도는 직접적으로 일어난 파도가 아닌, 바람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파도로, 일반적으로 크게 일렁이는 파도를 말한다.

이 큰 파도가 진자운동을 하며 중심을 잡으려고 하는 배의 복원력을 순식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구조를 도왔던 한 어선 선장은 “동해는 너울성 파도가 많이 친다. 이날도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많이 일고 있었다”면서 “잔잔한 것처럼 보이는 날에도 너울이 지면, 작은 배는 위험할 수 있다”고 각별한 주의를 강조했다.

해경 관계자는 “생존 선원이 자망그물을 인양하다 파도 때문에 전복됐다고 진술했다”면서 “A호가 너울성 파도에 복원력을 잃고 뒤집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경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 5시 30분께에는 영덕 강구항 동쪽 11㎞ 해상에서 어선(4.98t·승선원 2명)에서 불이 났다.

해경은 어선 화재신고를 받고 경비함정 4척과 강구파출소 연안구조정, 울진구조대를 현장에 급파해 구조활동에 벌여 선원 2명을 구조했다.

선원 김모(57)씨 등 2명은 배에 불이 나자 바다에 뛰어내려 인근 해상용 부표를 잡은 채로 표류하다 연안구조정에 발견돼 구조됐다.

김씨 등은 약간의 저체온증을 호소했으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해경 사고로 인한 해양 오염은 없으며 선장 및 선원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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