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82세… 진정한 사랑 실천
영화·다큐로 제작 소개 되기도

[울릉] 울릉도 관문 도동항 해변공원에서 항상 웃으며 쓰레기를 치우고 짐을 날라주며 행복한 삶을 살아 온 ‘울릉도 착한바보’ 이상호 할아버지<사진>가 지난달 28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어느 동네에서나 한번 쯤 볼 수 있는 동네 바보. 하지만 울릉도 동네바보 상호 할아버지는 다른 동네 바보와는 다르다. 손수레를 이용해 남들보다 적은 품삯을 받고 날품을 팔았지만 울릉도 관문 도동항 해변공원을 아침마다 청소하는 착한 바보다.

지난 2009년 12월 13일 MBC 특집다큐 ‘행복한 울릉인’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울릉도에서 바보처럼 아름다운 삶을 사는 섬 노인 ‘상호 할아버지’(감독 황석호)의 삶을 다룬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다.

영화배급사인 마운틴 픽쳐스는 상호 할아버지의 미소를 담은 ‘행복한 울릉인’이란 제목으로 지난 2010년 2월25일 포항 롯데시네마, 서울 할리우드클래식 시네마 등 전국의 8개 극장에서 영화를 개봉했다. 이 영화를 통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상호 할아버지의 참된 삶, 진정한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또 독립영화 전문 채널 인디필름은 지난 2010년 9월 추석 연휴 ‘행복한 울릉인 이상호’씨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기도 했다.

이씨는 도동항에서 짐을 날라주고 천원이든 만원이든 수고비를 받으면 매일 수협에 들러 저축을 했다. 그의 통장에는 이천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 있었다. 당시 일흔네 살 총각 상호 할아버지는 늘 입버릇처럼 2억 원을 모으면 색시가 생길거라고 주민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울릉제일교회(담임 김신영 목사)는 명예집사이기도 한 상호 할아버지가 숨지자 29일 김 목사의 집도로 많은 신도가 참석해 장례식을 치렀다.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미소를 가진 남자. 그는 언제나 인내하고, 만족하고, 주변에 사랑을 베풀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면서 모든 이들에게 삶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분이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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