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선거 코앞에
음주운전 파문까지 일어
내부직원조차 곱잖은 시선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구미시 공무원노조 간부가 구미시 총무과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음주운전을 한 노조 간부 A씨는 지난 26일 시청 내부망에 올린 사과문에서 “그 날 조합원, 후원회원님들의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개인적인 모임은 뒤로하고 달려가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후 노조 간부를 초대한 부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결국 총무과 전체 회식자리에 초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간부가 각 부서의 회식자리에 참석해 인사를 하는 것은 보편적이긴 하지만, 시점이 노조위원장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논란이 가중 되고 있다. 특히, 시장의 직속 부서라고 할 수 있는 총무과의 회식이여서 내부 직원들조차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문창균 총무과장은 “회식 당시 노조 선거일정이 정해지지 않았고, 후보자 등록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지난달 공무원 노사문화 우수행정기관으로 대통령상을 받게 된 것도 있고 해서 앞으로 더욱 상생하자는 의미에서 초대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과장의 이러한 해명에도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시 노조위원장 선거 일정이 정확하게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다음달 초·중순에 선거가 예고된 상황이었고, 현직 노조 간부도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총무과의 6급(무보직) 직원도 노조위원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노조 간부 음주 파문이 노조 선거전으로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그동안 장세용 시장의 정책에 대해 ‘옹호’하는 자세를 취해 왔던 점으로 미뤄 총무과가 나서 선거를 도우려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공무원은 “노조 선거를 앞두고 시장의 직속기관이나 다름없는 총무과가 선거에 출마하는 현직 노조간부를 회식자리에 초대한 것은 누가봐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더욱이 같은 과 직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그 자리에 노조 간부를 초대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구미시공무원노조는 오는 12월 7일 제4대 구미시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노조간부 A씨도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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