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락현경북부
▲ 김락현 경북부

구미시가 말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이란 말은 얕은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뜻의 속담이다.

구미시는 지난 22일 음주운전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입건된 구미시 공무원노조 간부 A씨와 관련된 언론보도 내용을 내부망 기사 스크랩에서 모두 삭제했다.

구미시는 과연 내부망 스크랩에서만 관련 기사를 삭제하면 직원들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믿는 걸까. 아니면 음주운전을 한 직원이 노조 간부라서 삭제한 것일까. 이유야 어찌됐든, 구미시의 이러한 행태로는 공직기강이 절대 바로 설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구미시의 이런 행태가 전혀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미시는 지난 2017년 11월 7일자 ‘근무시간에 노래 배우러 간 간 큰 공무원’이란 제목의 기사가 지역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에도 해당 공무원에 대해 ‘강력한(?) 구두경고’만 하고 일을 덮었다. 그러자 ‘직무태만 직원에 구두경고만… 철밥통 구미시’란 제목의 후속기사가 이어졌다. 이 당시의 구미시의 대처 방법 역시 내부망 기사 스크랩에서 빼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렇듯 구미시는 직원들의 근무태만, 음주운전, 비리·비위 사실을 세상은 다 알아도 내부에서만 모르면 된다는 식이다.

구미시의 ‘눈 가리고 아웅’식의 제식구 감사기 대처로 일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진정 내부직원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걸까. 직원 대다수는 사적인 자리에서 “구미시가 ‘눈 가리고 아웅’꼴이 부끄럽다”고 실토한다.

한 직원은 “요즘같은 스마트한 세상에 내부망의 기사 스크랩에서 기사를 뺀다고 직원들이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왜 굳이 그런 얕은 수를 쓰는지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직원은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거나 부적절한 것이 아니라면 직원들이 공유하도록 해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첨령도 꼴찌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말대로 구미시는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청렴도 꼴찌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구미/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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