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식대구경북부
▲ 심한식 경북부

‘시민을 위한 의회’를 기치로 내건 경산시의회가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리고 있어 안타깝다.

경산시의회는 지난 15일부터 제205회 임시회를 개회해 여러 의안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2019년도 주요업무 보고 청취의 건이다.

주요업무 보고는 2019년에 시행할 사업을 먼저 의원들에게 알려주고 궁금한 사항은 사업의 예산을 심의할 경산시의회 제206회 정례회에서 심의해 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산시의회의 주요업무 보고 자리는 의원들의 갑질 장소로 변했다. 예산심의가 아님에도 예산에 대한 질문과 사족에 가까운 질문들이 쏟아져 보고회 장소에 나온 공직자들을 당혹케 했다.

1분이면 끝날 보고내용에 수십분을 허비하는 가 하면 중복된 질문으로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례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부담감 없는 보고를 위해 의회에 출석했던 공직자들은 마치 죄인이 된 분위기에 휩싸이고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필요없이 대기를 하거나 사무실과 의회를 오가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그렇다고 불평과 불만을 표시할 수도 없다. 정확하게 갑과 을의 관계가 환하게 들어나는 곳이 현재 경산시의회다.

혹여 반발이라도 하면 불이익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예산심의를 무기로 가진 시의원들이 2019년도 예산심사에서 불이익을 줄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

예산에 불이익을 주고 “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느냐“는 추궁도 한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의 설움이나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는 경산시 공무원의 심정이 뭐가 다를까?

경산시의회는 제8대 의회를 개원하며 ‘낮아진 문턱, 시민을 위한 의회’를 약속했다. 시민을 위한 의회라는 약속이 진정성이 있다면 잘못된 관행을 수정하고 지적된 사항이라도 수긍할 줄도 알아야 한다.

언제까지 고압적인 자세에서 공무원에게 갑질을 할 것인가? 공무원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 이전에 진정으로 변화하는 경산시의회를 기대해 본다.

경산/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