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 재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가는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푸른 곰팡이라는 제목이 매우 인상적이고 의미가 깊다. 푸른 곰팡이는 발효라는 시간을 거쳐 생기는 것이다. 발효는 진지하게 자신을 삭힐 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는 편지는 출발부터 배달되어 도착할 때까지 사나흘 시간이 걸리는데 시인은 그 기간을 사랑이 아름답게 발효되는 시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아주 감작적이고 미학적인 시인의 사물인식의 틀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