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그에 배당된 출전권 3.5장
전북·경남·울산에 이은 4위 포항
남은 경기 잡아도 자력 진출 못해
희망은 3위 울산의 FA컵 우승뿐
울산 우승시 0.5장은 포항에게로

포항스틸러스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Asian Football Confederation Champions League, 이하 ACL)에 진출할 수 있을까.

운명의 장난처럼, 가장 중요한 변수는 ‘동해안 더비’인 ‘울산’이다. FA컵 결승전에 올라 있는 울산이 결승 상대인 대구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거머쥐어야만 포항에게 ACL 진출 희망이 생긴다. 포항스틸러스는 울먹이면서도 울산의 FA컵 우승을 응원하고 있다.

ACL은 아시아 상위 14개 리그의 우승 클럽과 컵 대회 우승 클럽이 참가하는 클럽간 축구 대회다. 대회에서 아시아권 나라들 중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린다. 동아시아에서 16개팀, 서아시아에서 16개팀 총 32개팀이 각 나라의 이름을 걸고 치열한 승부를 겨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Asian Football Confederation)이 주관하는 2019 ACL 조별예선은 내년 3월부터 시작된다.

국내 축구리그에 배당된 ACL 진출권은 총 3.5장이다. 우선적으로 K리그1 우승팀인 1위와 준우승팀인 2위에게 각 1장씩 주어진다. 올해인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1위인 전북은 현재 현재 ACL 진출권을 따낸 상황이다. 12월 초까지 예정된 K리그1의 모든 경기가 끝나면 최종 2위팀에게도 1장이 제공된다. 남은 1장은 FA컵 우승팀에게 돌아간다.

0.5장이 바로 ‘플레이오프’다. 국내 축구에서는 리그 3위에게 ACL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준다. ACL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총 8개 팀이 단판 승부를 벌여 승리한 4개 팀이 최종적으로 ACL 예선에 합류한다. 플레이오프는 쉽게 말해, ACL 예선의 예선인 셈이다.

국내에서 두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팀이 바로 현 K리그1 3위인 울산이다. 울산이 오는 12월 두차례에 걸친 경기 끝에 FA컵 우승을 하게 되면 리그 순위에 상관없이 ACL 진출권을 1.5장이나 획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0.5장이 리그 4위에게 돌아가게 되고, 포항스틸러스가 바로 리그 4위다.

포항은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리그 3위로 예상되는 경남, 울산과 비교해 승점이 뒤쳐지기 때문에 자력으로는 ACL 진출이 불가능하다. 20일 기준 두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포항은 승점 53점, 3위인 울산 60점, 2위인 경남 61점과 비교해 7점 이상 뒤쳐진다. 오는 25일 전북과 오는 12월 2일 울산과의 연이은 경기에서 승리해 승점 6점을 확보하더라도 승점 60점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포항스틸러스 선수단 및 임직원들은 울산의 FA컵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울산이 우승하게 되면 포항이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게 된다. 아시아축구연맹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역대 ACL 최다 우승팀은 ‘전통의 포항’이다. 97∼98, 98∼99, 2009년 3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특히, 최근 원정 두 경기에서 연이은 승전보를 울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포항이 ACL 플레이오프까지만 진출할 수만 있다면, 최종적으로 ACL 4회 우승이라는 금자탑도 노려볼만 하다.

포항스틸러스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길 생각”이라며 “스틸러스 전 직원이 동해안 더비인 울산의 FA컵 우승을 빌고 있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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