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종 환

언제나 먼저 지는 몇 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이슬과 바람에도 서슴없이 잎을 던지는 뒤를 따라 지는 꽃들은 그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며 사랑한다는 일은 책임지는 일임을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 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일이어야 함을 압니다. 시드는 꽃밭 그늘에서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어 주먹에 쥐며 이제 기나긴 싸움은 다시 시작되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고 삶에서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것이 남아 있는 우리들의 사랑임을 압니다. 꽃에 대한 씨앗의 사랑임을 압니다

한 때 교육현장의 교사였던 시인은 아이들과 가을날 시드는 꽃잎 속 꽃씨를 거두며 생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 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도 책임지는 일이라고 깨닫고 어떤 고난과 시련이 닥쳐와도 단단히 견디며 함께하는 것이라는 삶의 소중한 가치를 일러주는 시인의 목소리가 깊고 그윽하기 그지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