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식대구경북부
▲ 심한식 대구경북부

대형마트의 편리성과 효율성, 서비스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는 공설시장의 현대화에 따른 문제점이 지방의회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과연 ‘경산공설시장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엄정애(정의당) 경산시의원은 지난 15일 경산시의회 제205회 임시회에서 경산공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에 대해 시정질문을 했다. 주요 내용은 경산공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2017년 국비 예산의 집행 저조로 인해 올해와 내년 국비 예산을 지원받지 못해 전액 시비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문제점을 꼬집었다. 또 이러한 문제는 시와 상인회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결과라며 집행부를 질타했다. 그러나 국비 집행의 저조 이면에는 80% 이상 찬성으로 추진되던 마트형 현대화를 상인회가 반대하며 지구개발로 변경된 이유가 주를 이룬다.

시장 아케이드 공사도 애초 30억원 규모에서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경산공설시장 내 도로와 A지구 전체 아케이드를 12m 높이에 설치하는 것으로 바뀌며 사업금액이 76억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아케이드의 재질문제로 상인회와 경산시가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발생했다.

과정에 대해 서로 할 말이 많겠지만 경산공설시장이 과연 누구의 소유며 관리를 받고 있는지부터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임차인이 상가 건물에 임대로 들어가면 건물주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자신의 힘으로 상가를 운영해 나가는 것이 보편적 관례다. 하지만 이 관례에서 벗어나 상인이 주인 행세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현재 경산공설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산공설시장은 오랜 시간 지역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담당했고 호경기 때에는 권리금만 수천에서 억원을 웃돌았다.

경산공설시장 현대화에도 국비 76억원과 시비 179억원 등이 투입됐지만 그동안 상인들이 부담한 비용은 없다. 수많은 혜택을 보면서 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임대료를 내는 일반상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경산공설시장 상인들이 부진한 내수경기 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도 다 안다. 결국 경산시가 경산공설시장에 대한 현대화사업을 포기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경산시가 주인의식을 갖고 공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

경산/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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