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만에 건국훈장 수여
박열 의사와 독립운동 펼쳐
日 체포 후 1926년 생 마감

▲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 /문경시 제공

[문경] 일왕 암살을 계획했던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가 오는 11월 17일, 92년 만에 독립유공자로 서훈된다.

박열의사기념관은 작년 영화 ‘박열’ 개봉에 따른 국민들의 지지와 새로 축적된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지난 4월 가네코 후미코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그녀를 독립유공자로 선정해 ‘순국선열의 날’에 발표할 예정이며 건국훈장을 추서한다. 이로써 그 동안 박열의 지원자로서만 그 역할이 알려졌던 가네코 후미코는 당당히 대한민국 독립유공자로서 이름을 드러내게 됐다.

가네코 후미코는 1903년 일본의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서 출생했다. 당시 아버지가 그녀를 입적시키지 않아 무적자로 친척집을 전전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이후 고모의 양녀로 들어가 충북 청원군 부용면(현재 세종시 부강면)에서 약 7년 동안 모진 학대를 당했다. 1919년 3.1 운동 당시 조선인들의 독립의지에 감명을 받았으며, 그 해 일본으로 돌아가 여러 사상가들과 교우해 아나키스트가 됐다.

이후 그녀는 1922년 3월 도쿄에서 박열을 만난 뒤 재일조선인 아나키즘 항일 운동에 투신, 필명 박문자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을 옹호하고 일제의 탄압 정책을 비판했다.

이면으로는 일왕 부자를 폭살하고자 박열을 도와 의열단과 연계한 폭탄 반입을 추진했다. 이후 체포돼 대역죄로 사형 판결을 받았으며,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후 1926년 7월 23일 생을 마감했다.

당초 그녀의 묘는 문경읍 팔영리에 조성됐으나, 일제의 철저한 감시 속에 방치된 채 잊혀졌다. 이에 1973년 아나키즘 독립지사들이 뜻을 모아 묘역을 정비하고 기념비를 세웠고, 2003년 박열의사기념공원 조성과 더불어 현 위치로 이장했다.

한편 기념관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일본의 가네코 후미코 연구회와 교류해 매 홀수 년 7월 23일 가네코 추도식을 열고 있다.

이번 포상으로 박열의사기념관은 부부 독립운동가를 모신 현충시설이 된다. 시는 앞으로 기념관 리뉴얼, 자료 수집과 공개강연회, 학술세미나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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