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고 수학 동아리 ‘MATH V.I.P’
도형 활용한 테셀레이션 등
체험학습 프로그램 수행하며
수학적 사고 키워 나가
수학체험전 수상 경력도 화려

▲ 포항제철고등학교 수학 동아리인 ‘MATH V.I.P(지도교사 김문석, 이동호)’ 학생들이 조각을 이리저리 끼워맞추는 테셀레이션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단순한 숫자의 덧셈과 뺄셈처럼 사칙연산부터, 우리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모든 것에 수학적 사고가 깃들어 있다. 일상이 곧 수학이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광활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이 학문만의 특별함은 알면 알수록 재미가 늘어남과 동시에 난해함도 곱절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이 재미있다”는 학생들도 의외로 많다. 포항의 한 고등학교에는 ‘쉽고 재밌는 체험형 수학’ 활동을 목표로 학생들과 교사가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하는 이색적인 동아리가 있다. ‘MATH V.I.P’동아리에 소속된 1∼3학년 학생들은 2주마다 한 번씩 교실에 모여 수학을 체험한다. 이들에게 수학은 대입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아니라 하나의 재미활동이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 테셀레이션이다. 한 가지, 혹은 여러 가지의 도형을 사용해 일정한 공간을 빈틈없이 반복해 덮는 기하 활동을 말한다. 학생들은 테셀레이션 활동을 통해 도형을 평행이동, 반사, 회전시키면서 수학을 익힌다. 스틱 밤(stick bomb) 활동을 통해서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 사람이 아닌 단체가 협동해 논리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상공에서 나는 독수리가 멋잇감을 발견해 낙하할 때, 수직낙하가 아니라 왜 포물선으로 내려오는지에 대한 물음에 “사이클로이드 곡선이라는 이론 때문이야”라는 단순 언어적 전달이 아닌, 관련 공구를 구입해 직접 학생들이 교실 안에서 실험해볼 수 있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하나둘씩 어느덧 30개가 넘었다.

수학을 싫어했던 학생들이 점점 수학에 재미를 붙이면서 ‘MATH V.I.P’동아리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동아리가 됐다. 각종 수학체험전에서 받은 수상도 엄청나다. 최근 개최된 ‘경북 청소년 페스티벌’에서는 동아리 부스 활동 부문에서 4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는 등 수학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수학적 원리와 사고를 통해 기획하고 만든 ‘수학 방탈출 게임’은 지도교사조차 놀랐을 정도. 특히, 포항제철고등학교 수학 동아리는 올해 ‘생활 속 작은 수학, 수학 사랑 나누기’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효곡동 내 초, 중학생들과 만나 어렵게만 느껴졌던 수학을 함께 풀어가면서 서로에게 멘토-멘티가 돼 주고, 경주 안강지역에서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동아리활동 중 배운 ‘재미있는 수학’을 나눠주는 지역 내 ‘수학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아리 대표인 한승수(1학년) 학생은 “교과서 속에 생기 없이 죽어있는 지식을 교구 체험을 통해서 생기 있는, 살아있고 이해하기 쉬운 지식으로 체험자분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문석 지도교사는 “아이들이 수학적 사고로 함께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수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체험형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며 “4년 연속으로 대상을 받은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더이상 수학을 어려워하지 않고 재미있어한다는 것에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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