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 소비자 물가지수가 13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곡물, 채소류 등 농산물과 석유류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져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 10월 중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105.42(2015년=100 기준)로 작년 10월보다 2.0% 상승했다.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하면서, 13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그 중 도시별로는 대구가 2.5%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경북도 2.3%가 올라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다. 대구·경북지역의 물가 불안이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다.

물가가 상승한 품목을 보면 전국적으로 서민생활과 밀접한 농산물이 14.1%, 석유류가 11.8% 올라 전체 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개별 품목으로는 쌀값이 24.3%, 토마토 45.5%, 파 41.7% 등이 올랐고 휘발유가 10.9%나 올랐다. 논란을 벌이고 있는 최저임금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외식물가도 2.7%나 상승했다. 외식물가는 2011년 이후 6년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한다.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그동안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우리의 물가가 불안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간다. 특히 휘발유와 등유 등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이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돼 국내 물가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또 논쟁을 벌이고 있는 최저임금의 여파가 서서히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지금 우리경제는 사면초가에 직면한 상태다. 고용사정이 전례 없이 나쁘고, 경제성장이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고 한다. 경기하락 신호가 켜지면서 증시도 급락하는 등 경제적 불안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대외적으로는 유가상승과 금리인상 등이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의하면 기업의 설비투자가 최근 20년 사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국 경제는 총체적으로 위기에 봉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물가상승 조짐은 서민들을 불안케 하기에 충분하다. 이미 많은 서민들은 장보기를 하면서 물가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왔다. 통계청의 10월 중 물가동향 발표는 그들에게 체감경기를 확인해 준 정도가 아닐까 싶다. 지금 서민들은 앞으로 전개될 물가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에서는 성급하게 스태그플레이션(불황속 물가 상승)을 우려하기도 한다. 만약 불황 경기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온다면 우리 경제는 겉잡을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가 유류세를 낮춘다고 하지만 한시적일 뿐이다. 하루빨리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제를 바로잡을 근본 대책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