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GIF, 현주소와 미래

▲ 지난해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회 GIF 개막 세레모니 광경. 국내외 이노베이터, ICT 전문가, 투자자 등이 개막 축하버튼을 누르고 있다.

그 옛날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기, 학교 과제로 제출하던 발명대회를 기억할 것이다. 친구들끼리 갖가지 아이디어를 발굴해 조막만한 손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꿈에 부풀었던 기억이 있을 법하다. 그런데 이제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GIF)’가 열린다. 올해로 4번 째인 GIF는 이미 1만6천88명의 혁신가가 참여해 763건의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GIF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명해 본다.


2016년 시작해 3회 거치며 1만6천88명 참여 763건 아이디어 발굴, 23건 창업으로 이어져
오는 9~10일 엑스코서 개최…메이커톤, 아이디어톤, 루키캠프 등 4개 세션 520명 혁신가 선정
市 “4차 산혁시대 전 세계 청년 창업가들의 명실상부한 혁신창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GIF란?

GIF, 즉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는 대구시와 한국가스공사가 주최하고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글로벌 창의형 인재 및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범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다. 국내·외 이노베이터, ICT 분야 전문가, 투자자, 스타트업이 한 자리에 모여 창업문화를 확산하고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연결되며,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창업혁신 플랫폼’이다. 지난 2015년 미래부의 주관으로 제1회 GIF가 진행된 이후 2016년부터 대구시의 자체사업으로 브랜딩했다.

GIF에서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현실화 시키려는 참가자들을 혁신가라고 부른다. GIF는 지난 3회를 거쳐오면서 1만6천88명의 혁신가들이 참여했고, 763건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해 열린 제3회 GIF에서는 총 3천245명의 혁신가들이 참여를 신청해, 분야별 최고 1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 7개국에서 63명의 글로벌 인재들이 대거 참여하기도 했었다.

GIF의 특징은 여타의 스티트업 페스티벌처럼 우수 스타트업들의 네트워크와 투자유치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GIF에서는 미창업자들의 아이디어 발굴부터 시작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시키는 단계별 경연으로 이뤄진다.

김태운 대구시 창업진흥과장은 “지난 3년 간 GIF에서 총 3천651명이 경진대회 본선에 출전해 763건의 우수 아이디어가 발굴, 23건이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나의 아이디어가 현실이 된다?

인터넷에서 학교 동문을 찾아주는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사이트가 있었다. ‘아이러브스쿨’은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옛 추억’을 함께 했던 학교 친구와 선후배를 찾게 했다. 특히, 단순하게 친구를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회원들로부터 장학금을 적립해 모교에 기증하는 등의 행사도 진행했었다. ‘아이러브스쿨’은 1999년 10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 가운데 최단 기간 500만 명 회원을 보유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아이러브스쿨’이 단돈 150만원으로 시작했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했던 ‘아이러브스쿨’은 10억원을 투자받아 성장했으며, 이후 야후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인수 제의를 받기도 했었다.

핀란드의 스타트업 벤처인 슈퍼셀이라는 기업이 있다. 이들은 모바일게임 제작사로 클래시 오브 클랜과 붐비치, 클래시 로얄, 헤이데이라는 4개의 게임을 제작했다. 슈퍼셀은 단 4개의 게임만으로 3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 2016년 중국의 IT기업 텐센트에게 10조원의 가치에 매각됐다.

이처럼 작은 아이디어가 현실이 된다면,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지난 해까지 3차례 열린 GIF에서도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며 꿈을 이룬 사례가 있다. 지난 2015년 GIF를 통해 발굴된 ‘참드’와 ‘무아’ 등은 스타트업으로 성장했으며, GIF에 참가했던 혁신가 3명은 회사를 설립해 해외창업(베트남)에 성공했다. 또 지난 2016년과 2017년 GIF를 통해 발굴된 ‘그린앤씨’와 ‘태크’, ‘릴리커버’, ‘(주)코어사이트’ 등은 중국과 아프리카 등에 23만 달러의 투자(수출) 성과를 냈다.

▲ GIF 청년기획홍보단 발대식에서 참가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GIF 청년기획홍보단 발대식에서 참가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의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는 어떻게?

대구시는 지난 9월부터 10월 29일까지 ‘제4회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분야별로 약 520명의 혁신가들이 선정됐다.

‘Startup Rise’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올해 GIF는 대구시와 혁신도시 입주기관인 한국가스공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재)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 주관으로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무박 2일 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무박 2일 동안 진행되는 GIF는 4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혁신적인 디바이스 및 SW를 개발하는 메이커톤 △주제별 아이디어 및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아이디어톤 △스타트업의 사업계획 및 아이디어를 피칭하는 오디션 △초·중등학생이 서바이벌 경연인 루키캠프가 그것이다. 4개의 세션과는 별도로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을 촉진시키기 위해 ‘스타트업 페어’가 마련됐다. ‘스타트업 페어’에서는 제품 및 서비스를 시연하는 데모 스테이지와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피칭 경연, 성장단계별 엔젤·VC 투자연계, 글로벌 창업전문가들의 멘토링 등이 있을 예정이다.

특히‘스타트업 오디션’의 우승자는 유럽 최대 규모의 창업 컨퍼런스인 ‘SLUSH 2018’의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SLUSH 2018’은 전 세계에서 약 2천 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하며 800명의 투자자와 700명의 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컨퍼런스다.

이외에도 9일 열리는 개막식에는 세계적인 테크놀로지 퓨처리스트인 이안 칸(Ian Khan)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시대변화와 흐름에 따라 혁신기술을 전망하고 첨단 기술에 대한 트렌드를 신생 기업 및 글로벌 기업들에게 제시할 예정이다. 또 계명대학교의 KMU-GIF LINC 캠프와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의 대구 스타트업 리더스 포럼 등도 부대행사로 열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새로운 영역에서 창업을 통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우리대구를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가 전세계 청년 혁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실상부한 혁신창업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더욱 힘써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오디션

최고상금 3천만원이 주어지는 스타트업 오디션은 예비 창업자 및 7년 이내의 스타트업 200명 내외가 참여한다. 혁신가들은 기업의 서비스와 제품을 시연하고 투자연계를 이끌어내야 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중소벤치기업부장관상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등 창업과 ICT 분야의 정부부처 2곳에서 후원하며, 역대 최대로 펼쳐진다.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 무대에 올라온 100개팀 200여 명에게는 대회 이후 창업인큐베이팅 공간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크라우드 펀딩과 전문가 멘토링이 지원된다. 또 추가 사업화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연결해준다.

▲ GIF청년기획 홍보단원들이 아이디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 GIF청년기획 홍보단원들이 아이디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메이커톤

제한시간 내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보는 메이커톤 대회는 올해 KT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대회주제는 IoT 오픈 플레폼을 활용한 세상을 바꾸는 IoT 서비스다. 대상은 교육부장관상이 수여되고, 대구광역시장상과 기관장상 등이 주어진다. 특히 대회 기간 총 2차례의 전담 멘토제를 실시한다.

◇아이디어톤

아이디어톤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도시·환경 소셜벤쳐, 천연가스와 에너지 두 분야를 주제로 경연을 펼친다. 대상을 포함해 4개의 팀에게는 1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특히, 올해 대회에는 대구혁신도시에 입주한 한국가스공사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천연가스·에너지 주제도 마련됐다.

아이디어톤에는 단순 경연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가스공사의 에너지 분야 설명회 및 전문가 멘토링도 마련되어 있으며, 아이디어톤 참가자들에게는 주관기관 창업관련 사업을 진행할 시 가산점을 부여하게 된다. 대상은 행정안전부장관상이 수여되며, 총 7개 팀에서 1천2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루키캠프

루키캠프는 ICT 꿈나무들의 상상과 미래를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문화의 정착을 위해 중고생을 대상으로 마련됐다. 아울러 대구시 교육정보연구원 주관의 ICT활용 창의성 경진대회도 연계 개최된다. 루키캠프의 대상에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이 수여된다. 대구시에 따르면, 전국 중고생이 참여하는 루키캠프는 공식 홈페이지 오픈 초기에 참가신청이 마감됐다. 루키캠프를 통해 GIF를 경험한 꿈나무들은 아이디어톤과 메이커톤, 오디션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