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BR>대구경북부
▲ 김두한 대구경북부

경북도와 울릉군이 최근 독도이장을 뽑는 기준을 새로 만들어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참으로 황당한 발상이다. 독도 지킴이 김성도 씨가 사망하자 많은 국민들이 독도를 지키겠다는 애국심으로 너도나도 김성도 씨 뒤를 이어 독도이장을 하겠다고 나서자 부랴부랴 새 기준을 만든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아무리 급해도 앞뒤가 맞지 않다.

독도 이장이 되려면 우선 독도에 살아야 하고, 독도에 살려면 거주할 집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독도주민 숙소에는 엄연히 김성도씨 부인 김신열 씨가 현재 살고 있다. 주민숙소를 새로 짓는다면 모르지만 현재 독도주민숙소 말고는 증·개축하는 계획도 없다.

그런데 김성도 씨에 이어 느닷없이 새 독도이장을 선발하겠다고 하니 선뜻 이해가 되질 않는다. 독도 이장은 김성도씨의 사위가 대신 잇겠다고 본지<10월 26일자 5면 보도>를 통해 이미 보도됐었다. 그런데도 이제와서 이런 발상을 꺼낸 이유가 뭘까. 그리고 독도 이장을 뽑는 새 기준에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도 궁금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거주와 이전의 자유가 있다. 독도가 대한민국 땅이라면 누구나 갈 수 있다. 다만, 독도는 천연기념물보호구역으로 건축행위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따라서 독도주민이나 독도이장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독도주민숙소사용에 대한 새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독도에는 현재 김성도씨 부인 김신열 씨가 살고 있고 김씨가 계속 살겠다고 하면 당연히 권한은 김씨에게 있다. 김씨가 살고 사위가 같이 살겠다고 나선 마당에 경북도와 울릉군이 새 기준을 마련해 독도 이장을 새로 뽑겠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명분도 약하다. 김신열 씨는 오랫동안 독도에서 물질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남편이 사망했다고 강제로 쫓아낼 수도 없다. 김 씨가 계속 살겠다면 그대로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독도는 2개의 큰 섬인 동도와 서도 그리고 주변의 89개의 부속도서로 구성돼 있다. 이 모든 도서는 김신열 씨 손이 안 닿은 곳이 없다. 선박을 운전한 김성도 씨보다 직접 물질 한 부인 김신열의 손길이 더 많이 닿았다. 그는 국가가 독도를 거들떠 보지 않을 때 독도를 지켜 온 사람이다. 물론 생업에 종사 했지만 그 자체가 독도를 지킨 것이다. 독도 이장에 대한 선택권은 경북도와 울릉군이 아닌 김신열 씨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울릉/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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