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희선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정치학 박사
▲ 신희선 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정치학 박사

유튜브(YouTube)는 ‘갓튜브’라고 불린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이 21세기는 유튜브로 통한다. 신과 같은 존재가 된 유튜브 세상에 ‘가짜뉴스’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유튜브가 지목돼 민주당 허위조작정보 대책특별위원회는 구글 코리아를 방문해 국내법 위반 소지가 있는 유튜브 콘텐츠 삭제를 요청했다. 정부도 가짜뉴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팩트 체크와 규제 강화가 자칫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여론통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 목소리도 작지 않다. 1인 미디어 시대 절대강자 유튜브의 가짜뉴스 논란의 해법은 무엇인가?

2005년 11월 동영상을 올리고 공유하는 장으로 시작한 유튜브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엄청난 양의 동영상 콘텐츠를 바탕으로 유튜브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IPTV,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2018년 유튜브를 시청하는 전세계 사용자 수는 19억 명이 넘는다. 국내 동영상 플랫폼 점유율에서 유튜브가 85.6%를 지배했고 아프리카TV, 네이버TV는 2~3%에 불과했다. 국민 10명중 4명이 하루 1시간 이상 유튜브를 시청하고 전 연령대에서 가장 선호하는 채널로 꼽혔다. 유튜브는 누구나 소비자이면서 생산자가 될 수 있기에 개인용 방송장비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독특한 콘텐츠가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든 유튜브 공간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

유튜브 콘텐츠는 자극적이고 즉각적이다. 특별한 자격조건 없이 누구나 동영상을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장이기에 무책임한 내용도 생산될 수 있다. 공신력을 전제로 하지 않은 한 개인의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튜브 공간이 특히 보수논객들이 활동무대가 되고 있다. 박근혜 정권 탄핵 당시 인터뷰로 주목을 받았던 ‘정규재 TV’의 경우 구독자가 28만명이나 되고, ‘신의 한수’, ‘황장수의 뉴스브리핑’도 25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대표도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TV 홍카콜라’의 도메인을 등록했다. 기존 언론매체와는 달리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1인 미디어 환경은 비용은 줄이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유튜브 ‘가짜뉴스’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이러한 문제제기가 보수 유튜버에 대한 탄압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콘텐츠 중에서 언론보도 형태로 유통되는 뉴스 동영상이 마치 사실을 다루는 것처럼 인식됨으로써 야기되는 부정적인 파장에 대한 우려다. 유튜브는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고 메시지를 증폭시키는 선전도구가 될 수 있다. 한 개인의 편향된 시각과 자극적인 콘텐츠가 현실 영역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임에도, 유튜브는 사회적 책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미 20대와 60대 유튜브 이용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가짜뉴스로 의심되는 유튜브 콘텐츠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얻은 정보로 세상을 이해하고 가짜뉴스에 기반한 여론이 만들어질 여지가 잠재해 있다.

“사방이 거짓말과 허구로 둘러싸인 무서운 시대다.” 유발 하라리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말한다.

가짜와 진짜를 판별할 수 없다면 디지털 문맹이나 다름없다. 무책임하게 유포되는 가짜뉴스가 진실로 포장되지 않도록 잘못된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능력과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literacy)가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독일의 경우 가짜뉴스 유통금지법과 사회관계망법을 통해 가짜뉴스를 제작, 유포하는 것을 제어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도 가짜뉴스에 대한 이유 있는 논란에 대해 공적 토론과 더불어, 유튜브 공간에서 책임감 있는 프로슈머로 성장하도록 21세기 민주주의에 걸맞는 시민교육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