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모를 추락… 코스피 심리적 마지노선 2,000선 붕괴 위기

국내 증시가 하락을 거듭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평가받는 코스피 2천선까지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미중 무역전쟁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발언, 환율문제와 한미금리차 역전에 따른 금리인상 딜레마, 기업 수익성 악화와 경기하강 국면진입 등 펀더멘털 문제가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그치지 않아 치명타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증시가 많이 오른 것도 한 원인이다.

이번 주에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거나 기술적 반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만큼 상승폭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급락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피지수는 2천27.15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36.15포인트(1.75%) 하락했으며 지난 한 주 동안 129.11포인트(5.99%) 내렸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5천42억원어치 주식을 던지며 ‘셀 코리아’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조2천618억원, 2천20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지수도 663.07로 이달 들어 159.20(19.36%) 급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0월 한 달 간 약 209조8천510억원이 줄었고 코스닥 시가총액도 51조5천290억원이 감소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지난 2008년 10월 이후 10년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증시가 부진했던 것이 가장 큰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올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아마존닷컴과 알파벳(구글) 매출이 시장 예상을 밑돌며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151.12포인트(2.06%) 급락한 7천167.2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6.88포인트(1.73%)떨어진 2천658.69에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6.24포인트(1.19%) 하락한 2만4천688.31에 마쳤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거리핵전력조약 협약을 파기하겠다며 미국·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감 조성한 것을 비롯해 달러 강세, 신흥국 시장 자금 이탈, 금리 상승압력 등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쳤다.

□미·중 의존도 높은 한국 … 미중 상관관계 낮은 성장주 주목해야

한국이 글로벌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에는 현재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수출위주의 경제 구조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미중 사이에서 부품 등 중간재를 공급하는 기업이 많은 대만도 10월 들어 증시 급락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중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당분간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가 아시아 증시 약세로 연결되고 있다”며 “특히 국내자본시장은 외국인의 유동성 유출입이 자유로워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조정은 향후 한국 기업들에 가해질 펀더멘털 충격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며 “추가 조정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적 반등과 함께 무역전쟁과 상관관계가 낮은 성장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종목별로는 실적 발표 당일 어닝서프라이즈 기업의 상대수익률이 쇼크 기업의 상대수익률보다 높아 실적 호전주를 선호할 수 있다.

향후 주요 이슈로는 △11월 4일 이란 경제 제재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 △12월 19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내년 1월 1일 대중국 관세 추가 부과 후 중국 수출 절벽 우려 △반도체 기업 내년 감익 예상 등이 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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