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한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침입, 직원에게 부상을 입히고 현금을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 들어 경북지역 새마을금고에서만 4번째 발생한 강도사건이다.

22일 경주시 안강읍 한 새마을금고에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강도가 들어와 현금 2천여만 원을 강탈해 달아났으나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 5명은 손도 못쓰고 속수무책 당하고 말았다. 그 와중에 직원 두 사람이 부상을 입는 불상사까지 빚어진 것이다.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은 올 들어 4번째다. 지난 8월 포항시 북구 용흥동 한 새마을금고에서도 똑같은 사건이 터졌다. 지난 7월에는 영주 새마을금고, 지난 6월에는 영천시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침입해 2천만 원의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범인들은 모두 붙잡혔으나 새마을금고 강도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고객들의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새마을금고 강도사건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고 점포가 한적한 도심 외곽장소에 위치하고 있거나 소규모 금융 점포라는 사실이다. 또 청원경찰이 모두 없었다는 점도 같다.

포항지역 새마을금고에서 강도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미 여러 곳에서 지적했지만 청원경찰 배치 등 방범시스템의 법적 강제가 필요하다.

현재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1천억 원 이상 자산과 일정 경영등급을 충족했을 시 청원경찰을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고가 난 점포는 소규모 점포라는 이유로 청원경찰 배치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다. 청원경찰을 배치하면 연간 3천만 원 정도의 인건비가 소요돼 소규모 점포서는 부담스럽다는 사정이다. 그러나 이런 부담 때문에 소규모 점포에 대한 방법 문제를 그냥 손놓고 있을 수 없다. 전국적으로 1천억 원 이상 점포 중에서도 경비 인력이 없는 곳이 400군데가 넘는다고 하니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선 손쉽게 할 수 있는 범죄 예방을 위한 환경 정비에 신경을 써야겠다. 은행 외부 창에 설치돼 있는 광고 전단이나 가로펼침막 등을 철거하면서 외부에서 내부가 훤히 보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정비 사업부터라도 서둘러야 한다. 이번에도 범인검거에 CCTV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외양적으로 보이는 범죄가 침범할 수 없는 방범시스템의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청원경찰 배치도 점포별로 안전상황을 점검해 점차 확충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고객도 고객이 맡긴 돈이 안전할 때 금융기관을 찾기 마련이다. 강도사고가 빈발한 점포에 고객이 찾아올 리 없다. 경비망 확충 예산을 아끼려다 소탐대실할 우려도 없지 않다. 이번에 잡힌 범인도 평소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 강도범의 범행 동기가 대체로 경제적 이유로 밝혀지고 있다. 날로 어려워지는 우리 경제를 생각할 때 앞으로도 똑같은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유비무환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