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리터당 1500원 눈앞
김동연 부총리 국감서
유류세 인하 협의 밝혀
국제유가 상승세 따라
인하 폭과 기간
탄력적으로 운영 여론

최근 국내 휘발유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16주 연속 상승하며 전국 평균 가격이 리터당 1천700원 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10년 만에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 방침이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3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1.3원 상승한 리터당 1천686.3원으로 나타났다. 경유 역시 12.5원 올라 리터당 1천490.4원을 기록했다.

정부에서는 각종 물가 상승에 이처럼 기름값마저 치솟자 유류세 인하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유류세 인하를 위해 관계부처가 협의 중이다”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준의 가격 인하를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업계와 시민들의 관심은 정부가 유류세를 얼마나 인하할지에 쏠려 있는 상태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10개월간 휘발유와 경유, LPG에 대해 유류세를 10% 인하한 적 있으므로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과거와 같이 10% 수준의 인하로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유류세를 인하하면 서민 물가를 잡고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정부의 시각과는 달리 시민들은 우려스러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이는 지난 2008년 유류세 인하 이후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은 인상 전 2개월 평균 리터당 1천653원에서 인하기간 평균 1천703원으로 오히려 3% 올랐기 때문. 같은 기간 국제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8.6달러에서 95.4달러로 7.6% 상승한 것이 원인이었다.

결국, 유류세가 인하되더라도 대폭 조정되지 않는 이상 가격상승을 억제하는 수준에서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국제유가 상승세에 따라 유류세 인하의 폭과 인하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또 세금 인하가 실제 판매가 하락으로 이어지도록 유통망에 대한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유류세 10%인하는 1조6천억원의 세수만 날렸던 실패한 정책”이라며 “현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통해 경기를 진작시키려는 의도는 환영하지만 실제 경기 부양 효과로 이어지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증가 및 세계수요 증가세 전망 하향 등의 요인으로 하락한 가운데 국내제품가격은 기존의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됨에 따라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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