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기관별 구매실적’ 분석
333개 공공기관 중 37% 구매

경주의 한수원, 상주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등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구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김종회(김제·부안)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공공기관별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전체 333개 공공기관 중 37%(122개) 기관만이 지역농산물을 구매했고, 금액도 139억 원으로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11개 기관은 구매실적 조차 없었다.

지역 농산물 이용촉진과 농산물의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2015년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하 ‘농산물직거래법’)’이 제정됐고, 2016년 6월 23일부터 시행됐다.

현행법 제16조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장은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매 회계연도가 끝난 후 3개월 이내에 농림부 장관에게 제출헤야 하고, 기재부는 지역농산물 구매실적과 구매촉진 활동성과 등을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공표하도록 함으로써 지역농산물 이용을 활성화하고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농산물직거래법이 본격 시행된 2017년 한 해 동안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은 극히 저조했다. 상위 10개 기관이 총 구매액(139억원)의 68%인 95억원어치 농산물을 구매했다.

대구에 소재한 경북대학교 병원이 24%(33억원)로 구매실적이 가장 좋았고, 제주대학교병원 8%(11억원, 제주), 한국석유공사 7%(9억원, 울산), 충북대학교병원 5%(7억원, 충북)·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5%(7억원, 제주)·한국폴리텍(6억원, 인천)이 뒤를 이었다.

반면, 경주로 이전한 한국수력원자력(주)을 비롯, 국민건강보험공단(원주), 국민연금공단(전주), 한국주택금융공사·국제식물검역인증원(부산), 수자원공사(대전) 등은 지역농산물 구매 실적이 없었다.

충남으로 이주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1년간 지역농산물 구매 실적이 1만 5천원에 불과했고,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서울) 6만원, 중소기업은행(서울) 10만원, 국방전직교육원(경기) 26만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상주)·IOM이민정책연구원(경기)은 30만원씩 구매했다.

농산물 생산과 직접 연관이 있는 농업 관련 공공기관 역시 구매실적이 저조했다. 나주로 이전한 한국농어촌 공사는 전체 구매액의 3%(4억7천만원)에 해당하는 지역농산물을 구매했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나주)는 1%, 한국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세종시)은 660만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610만원 어치를 구매했다.

김종회 의원은 “농산물 직거래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집계된 공공기관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임을 감안하더라도, 총 337개 기관 중 215개 기관이 구매실적조차 없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혁신도시와 지역과의 상생차원에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구매실적이 공공기관 평가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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