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도래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야생조류 AI 항원이 동시 다발적으로 검출돼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농림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충북 청주 미호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을 검사한 결과 H5형 AI 항원이 나왔다고 한다. 앞서 전북 군산 만경강 하구와 파주 한강하구 등에서 검출한 분변에서도 AI 항원이 검출됐다. 그 중 파주와 군산의 AI 항원이 저병원성인 것으로 확인돼 그나마 다행이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철새의 이동이 많아지는 시기인만큼 철새 도래지를 중심으로 AI 방역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농림식품부도 “겨울철새가 우리나라로 본격 이동해 AI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에 따라 AI 긴급행동지침 발표 등 항원 검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km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했다. 또 해당지역 내 가금과 사육 중인 조류에 대한 예찰 및 검사, 이동 통제와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잘 알다시피 조류독감으로 불리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닭, 칠면조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이다. 2014∼2015년에는 1천4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조류독감으로 살처분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극성을 부렸던 2016년에는 2천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돼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닭, 오리 등에서 발생한 AI는 살처분과 동시 피해농가에 대한 지원 비용도 수천 억 원에 달한다. 또 이로인해 유통업체 및 외식업체가 받는 피해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치킨 등 조류관련 음식에 대한 기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시중경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례가 없으나 드물게는 사람에게도 감염증을 일으키는 전염병이다. 비교적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청정지역이라 할 수 있는 경북도도 벌써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예방적 조치는 지나치다할 정도로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촘촘한 방역망을 통해 AI의 침투를 막아야 한다. 그래서 선제적 대응이 매우 긴요하다.

경북도는 가축질병 청정지역 사수를 위해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AI·구제역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전 행정력을 투입한다. 선제적 조처로서 이해된다. 24시간 비상 방역체제가 제대로 가동돼 AI 청정지역이라는 경북의 자존심을 지켰으면 한다. 그러나 AI 발생은 방역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이다. 당국뿐 아니라 가축 사육농가의 관심 또한 매우 중요하다. 농가 스스로가 AI 의심 가축에 대한 조기 신고와 예방접종 등 높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조류독감이 주는 사회적 파장에 대한 인식을 더 넓혀 근본적으로 AI 자체가 발생할 여지를 없애주는 것이 실제적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AI 예방의 선제적 대응에 모두 함께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