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정

차마 다 터뜨리지 못한 울음처럼

늙은 달이 온몸을 밀어올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필생의 호흡이 빛이 되어

대웅전 주춧돌이 환해지는 밤

오리, 다람쥐가 돌 속에서 합장하고

게와 물고기가 땅끝 파도를 부르는

생의 한때가 잠시 슬픈 듯 즐거웠습니다

열반을 기다리는 달이여

그의 필생의 울음이 빛이 되어

미황사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홀로 충만했습니다

시인은 아물지 않는 상실감의 대상인 어머니를 통해 심안의 세계에 들고 있음을 본다. 열반하는 늙은 달에는 어머니의 굴곡의 삶과 눈물이 비쳐져 있다. 시인은 미황사에서 쏟아지는 달빛을 받으며 자연과 사물과 그리운 어머니와 소통하며 운명적으로 길들여진 슬픔을 가만히 꺼내보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