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데이서 각오… 오늘 1차전

▲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하루 앞둔 18일 대전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한화 송은범, 이성열, 한용덕 감독, 넥센 장정석 감독, 김하성, 김상수. /연합뉴스
정규시즌 내내 ‘비밀’이 없던 한용덕(53) 한화 이글스 감독과 장정석(45) 넥센 히어로즈 감독도 큰 경기를 앞두고는 말을 아꼈다.

상대의 전략을 알고 싶은 마음과 조금이나마 감추고 싶은 생각이 엇갈려 ‘은근한 신경전’이 되기도 했다.

18일 대전시 중구 모임공간국보에서 열린 2018 KBO 준플레이오프(준PO) 미디어데이에서 한 감독과 장 감독이 만났다. 준PO 1차전(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이 열리기 하루 전이다.

궁금한 건 많았지만,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장 감독은 한 감독에게 “2, 3차전 선발이 누구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 감독은 “넥센도 공개하지 않았는데…”라고 응수했다.

장 감독은 “한현희가 이번 준PO에서는 선발로 뛴다”고 먼저 ‘정보’를 공개했다.

그러나 한 감독은 “한현희가 몇 차전에 등판하는지는 말씀하지 않으셨다”며 “우리 토종 선발은 김성훈, 장민재, 김민우가 될 것”이라고 ‘정보의 일부’만 공개했다.

두 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지난 시즌부터 넥센 지휘봉을 잡은 장 감독은 16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10-6으로 누르며 ‘짜릿한 가을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장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가 우리에게는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한화를 이끈 한용덕 감독은 두산 베어스에서 수석 코치로 2015∼2017년,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한 감독은 사령탑으로 치르는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앞두고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사령탑은 이미 의미 있는 정규시즌을 보냈다.

한 감독은 2007년 이후 10년 동안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던 한화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선물했다.

한 감독은 “우리 한화는 정규시즌 개막을 맞을 때부터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강했고,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잘 뭉쳤다”며 “준PO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그는 정규시즌 막판 다소 나태해 보이는 태도 때문에 2군에 내렸다가 준PO를 앞두고 다시 부른 송광민을 떠올리며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 송광민이 들어와 타순이 꽉 찬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정석 감독도 팀의 구단주가 재판을 받고, 주요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가을 무대에 올랐다.

장 감독은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어려운 상황에서 이택근, 김민성 등 베테랑 선수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다”며 “준PO에서도 최상의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두 감독이 꼽은 준PO의 화두는 ‘한화 불펜’이다. 한화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4.28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한 감독은 “우리 불펜진이 잘 막아주면 흐름이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했다. 장정석 감독은 “한화의 좋은 중간 계투를 무너트리려면 우리 타자들이 긴장감을 떨쳐내야 한다. 우리가 실수를 줄이고 상대 불펜을 무너트리면, 분위기를 탈 수 있다”고기대했다.

양 팀은 정규시즌에서 8승 8패로 맞섰다. 두 사령탑 모두 “준 PO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할 것”이라고 혈전을 예고했다.

한화는 장기전을 각오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 넥센은 한 경기라도 덜 치르고 싶다.

“준PO가 몇 차전까지 갈까”라는 질문에 한 감독은 손을 모두 펴며 5차전을, 장 감독은 손가락 하나를 접고 4차전을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