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냉천·상주 병선천 등
태풍 ‘차바’ 이어 ‘콩레이’ 때도
범람으로 홍수 피해 반복돼
보여주기식 사업 지적
지자체 복구비 부담 커져
근본적 해결책 마련 ‘절실’

▲ 지난 2012년 12월부터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포항시 남구 오천읍 냉천이 2016년 태풍 ‘차바’에 이어 지난 5일 북상한 태풍 ‘콩레이’의 물 폭탄에 직격탄을 맞았다. 16일 오후 냉천 정비사업 현장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이용선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향강 정비사업이 홍수때마다 범람으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어 보여주기식 사업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포항과 상주 등 경북도내에서 시행중인 각종 고향강 정비사업장마다 홍수에 대비한 설계 부실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홍수로 인한 피해 복구비를 일선 지자체에서 감당하고 있어 가뜩이나 부족한 지방재정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한 바닷물 수온 상승에 따른 태풍의 발생빈도와 강도가 더욱 세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홍수에 대비한 안전한 시공 등 항구적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남구 오천읍 냉천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인 이 사업은 국비 178억원, 도비 35억원, 시비 83억원 등 총 296억여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오천 갈평리에서부터 냉천교 하류지점에 이르기까지 8.2㎞ 구간에 저수호안(하천변 낮은 지대) 정비와 광장·주차장·축구장·게이트볼장·족구장 등 각종 시민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문제는 태풍 등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하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고 그때마다 포항시가 복구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 예산 낭비요인이되고 있다.

콩레이가 한반도를 강타한 지난 5∼6일 냉천은 하천변 도로를 기준으로 하단 1.5m 아래까지 항토빛 물이 차올랐다.

당시 전체 강수량은 250㎜를 넘어섰고 시간당 최대 강수량도 31.8㎜에 달했다. 이번 범람으로 제방 곳곳이 무너지고 하천 축대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포항시는 인력 300명과 포클레인 등의 장비를 동원해 응급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포항시의 복구 예산은 5억∼6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때 평균 155.3㎜의 비가 쏟아져 범람했다. 당시 저수호안 콘크리트 블록, 식생 옹벽 및 식생매트, 자전거 도로 개설 경계 블록 등 공사 시설물 일부가 침식되고 쓸려갔다. 포항시 추산 10억∼15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하지만 포항시가 추산한 이번 태풍 전체 피해액이 29억여원으로 국비지원 기준인 36억원 이상에 미치지 못해 자체예산으로 복구를 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상주 ‘고향의 강’ 사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주시는 지난해까지 5년간 사업비 332억원을 들여 병선천 가장동∼외답동 구간에 생태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고향의 강 사업을 진행했다. 홍수예방을 위해 제방을 보강하고 자전거도로, 파크골프장 등 시민휴식공간도 마련했다. 그런데 이번에 콩레이가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병성천 물이 불어나 파크골프장을 뒤덮었다. 특히 장애인용 파크골프장은 배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탓에 비가 그친 뒤 하천 수위가 낮아진 이후에도 한동안 물에 잠긴채 방치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시민 김모(52)씨는 “매번 비가 많이 오면 하천이 범람해 공사장의 블럭과 구조물들이 유실된다”며 “포항시 등 지자체에서 예산만 추가로 낭비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냉천뿐만 아니라 다른 하천에도 ‘고향의 강’정비사업을 진행 중인데 향후에도 이런 침수 피해가 있을 가능성은 농후하다”며 “이번 피해와 관련해서는 행전안전부의 실사가 이뤄진 후 오는 11월말에 복구에 소요된 추가 예산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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