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포항흥해농요심포지엄
지역 민속학자 등 전문가 참석
전승 양상 발표 등 의견 교환

▲ 지난 14일 흥해읍 곡강천 특설무대에서 열린 ‘흥해허수아비축제’에서 흥해농요보존회 회원들이 ‘모심는소리’를 재현하고 있다. /포항흥해농요보존회 제공

“가 : 모를 부세 모를 부세 한강수에다 모를 부세

나 : 한강수에다 모모를 부어 이 모찌기가 난감하네

가 : 하늘에 올라서 옥황상좌 그 모깡으로 들어내세

나 : 내자 내자야 들어내자 이 모판을 들어내자

가 : 그 모깡이다 들어내면 두부야 손만 놀려주소

나 : 밀어라 닥쳐라 땅가보니 이 모판을 들어냈네” -‘모찌기 소리’(흥해읍 북송리 북송 / 1995년 권태룡 채보)

포항 흥해지역에 전승되고 있는 농요 모찌기 소리’다. 흥해 용전(사답들), 망천 평야 등에서 모내기를 하기에 앞서 못자리(모판)에서 모를 뽑아내면서 불렀던 민요로 서로 품앗이를 하거나 놉을 해, 모내기할 모를 모판에서 쪄낼 때 못자리에 빙 둘러앉아 모를 찌면서 부르는 소리다. 한국 노동요의 대표적인 ‘모심기 소리’를 부르기에 앞서서 모를 뽑아내며 부르기 때문에 ‘모심기 소리’와 더불어 ‘모 노래류’라고 일컫는다.

농요는 농사의 고단함을 풀기 위해 옛 농부들이 불렀던 노래다. 포항지역에서는 특히 동해안 최대의 곡창지대로 불려오는 흥해읍에서 많은 농요가 전승돼 왔다. 특히 들이 넓고 수리시설이 좋은 북송리를 중심으로 보리타작 소리, 모심는 소리, 지신밟는 소리 등 다양한 농요가 전승돼 왔지만 1970년대 이후 이농현상과 농업의 기계화 등 영농환경의 변화에 밀려 농요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는 포항흥해농요의 보존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포항흥해농요보존회(회장 박현미)가 주최 주관하는 ‘제1회 포항흥해농요 심포지엄’이 18일 오전 10시 포항 흥해읍사무소 2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한형철 흥해중학교 교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심포지엄에는 지역의 민속학자인 박창원 동해안민속문화연구소장이 논문‘흥해지역 민요의 전승양상’을 발표하고 권태룡 한성대 교수가 논문 ‘흥해 농요 중 모노래와 어사용을 중심으로’를 발표한다. 발제 후에는 임성남 포항문화연구소 연구위원, 김성혜 경상북도 문화재 전문위원 등 지정 토론자들이 의견을 교환한다.

박현미 포항흥해농요보존회장은 “‘흥해지역 민요의 전승양상’은 비록 흥해지역 민요에 국한된 연구이긴 하나 흥해지역의 민요 채록수가 포항시 전체 민요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포항지역 민요의 전승양상에 대한 연구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흥해지역에는 최근 흥해농요의 보존과 전승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결성된 포항흥해농요보존회에서 매주 토요일 흥해읍사무소 강당에서 주민들을 위한 ‘흥해농요 배우기’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13일에는 흥해읍종합복지문화센터에서 ‘제1회 허수아비 전국우리소리대회’를 개최하가기도 했다. 14일 ‘흥해허수아비축제’ 행사의 하나로 흥해읍 곡강천 특설무대에서 공연된 창작국악소리극‘허수아비! 흥해 풍요에 답하다’에‘모심는소리’와 ‘지신밟는소리’등 흥해농요가 무대에 올라 관심을 끌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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