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는 대학 졸업자 특히 명문대학 졸업자를 우대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변화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의 교육제도다. 우수한 학생이 전문계 학교에 진학하도록 유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정책적 배려의 교육기관이다. 인성교육 중심의 대안학교와 직업교육을 주로 하는 특성화고로 나누어져 있다.

그 중 직업교육 분야의 특성화고는 그동안 높은 취업률 등으로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았던 교육기관이다. 자녀의 취업이 비교적 잘 된다는 면에서 학부모의 박수를 많이 받았던 교육제도다.

최근 5년간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이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청년 실업률 증가 등 국내 경제사정이 나쁜데 따른 영향이 주된 원인이다.

국내 기업의 경기 악화가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난에까지 몰아닥친데 대해 우리 경제의 심각성을 잘 짐작할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소득주도 성장을 주도한 정부의 정책이 이젠 국내 고용시장 곳곳에서 예측지 못한 고통과 부작용을 쏟아내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불가항력적으로 전과자가 돼야하는 소상공인들의 딱한 사정도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난은 특성화고에 가면 취업이 잘 된다는 희망 하나만으로 진학을 시킨 학부모들에게도 큰 시름을 안겨주는 반갑잖은 소식이다. 국내 경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고교정책 기조변화가 한몫했다는 지적도 우리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 급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청년실업률 해소 정책이 고졸과 대졸 구분없이 전반적인 실업률 해소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더 커졌다고 한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특장점이 부각될 수 없는 블라인드 채용 등이 한 사례로 지적됐다. 노동시장에서는 고교졸업자와 대학졸업자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까지 생긴 것이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발생한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 재해 사망사고 등으로 실습환경이 위축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대구 최고의 특성화고의 올해 취업 성적은 작년의 반 토막 수준이라 한다. 대기업과 공기업 등에 취업되는 숫자도 확 줄었다. 중견 및 중소기업의 취업조차 쉽지 않아졌다고 하니 학부모의 애간장을 태울 만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중 고졸 실업률이 4.2%로 나타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고졸 실업자 수도 42만 5천명으로 지난해 9월의 37만 9천명보다 늘었다. 우리사회 곳곳이 실업난으로 시름을 하고 있다. 정부는 임시직 채용과 같은 단발적 구상보다 좀 더 세심한 정책 검토와 배려가 있어야겠다. 특성화고의 취업률 하락이 시중 경기도 이유지만 시스템적인 문제로 더 커졌다면 그 과정을 살펴보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 정책의 세심한 배려가 더 중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