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축산면 청년단체
어르신들 피신시킨 ‘공신’
매일 피해 복구에 매달려
강구시장 환경미화원 이경훈씨
스킨스쿠버 장비 착용
혼자서만 20여명 구해

▲ 영덕군 축산면 체육회 회원들이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다. /영덕군 제공

지난 6일 영덕지역을 강타한 태풍 ‘콩레이’의 상처가 따뜻한 이웃들이 보내준 사랑의 힘으로 점차 아물어 가고 있다. 영덕군은 이번 태풍으로 1천 100여 가구가 침수되고 500여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로 시름에 젖어 있다. 하지만 잇따라 들려오는 따뜻한 미담들이 실의에 빠진 지역민들의 상처를 보듬고 있다.

태풍이 상륙한 지난 6일 오전 11시께 축산항의 저지대 쪽으로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다급한 상황에 놓였다. 이 위기의 순간에 축산면 체육회를 비롯한 청년단체 회원들은 2~3명씩 조를 이뤄 골목길을 누비며 마을 어르신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김원주 축산면 체육회 회장은 허리까지 물이 차올라 자신의 자동차가 물에 잠긴 것도 아랑곳 없이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들을 구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체육회와 청년회 회원들은 태풍이 지나간 이후에도 매일 아침 6시 30분 이재민들의 임시 대피소인 축산출장소로 나와 어르신들을 보살피고 있다. 배식보조와 자원봉사자 현장 안내, 물품배부 등 하루종일 태풍 피해복구에 매달리다시피하고 있다.

또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강구시장에서도 훈훈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6일 오전 휴일 비상근무를 하던 환경미화원 이경훈씨는 강구시장 안으로 물이 사람 키만큼이나 불어나자 차에 있던 스킨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혼자서만 20명의 주민들 구해냈다. 이씨는 이후 소방관들과 함께 보트를 이용해 주민대피시키는 일에 앞장섰다. 이씨의 숨은 노력덕분에 강구시장에는 단 1명의 인명피해도 없었다.

지난 8일부터 영덕읍에 소재한 전기공사업체 ‘일신’은 축산항의 피해 주택을 일일이 방문해 고장난 전기설비 수리와 시설교체를 무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 직원 이외에 기술자를 2명 더 고용해 주민들의 빠른 복구를 돕고 있다. 남정면에 소재한 한 횟집 사장은 11~12일 이틀간 자원봉사자에게 무상으로 물회를 제공하며 지역을 위해 일하고 있는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태풍으로 집이 침수돼 어머니와 함께 임시대피소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A씨(65)는 “이번 태풍으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다. 아주 먹먹한 마음이 많이 아프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보내준 사랑에 마음만은 따뜻하다. 정말 많이 고맙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영덕/이동구기자

    이동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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