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보증 주택 8년만에 ‘최저’
7~ 9월까지 3개월 동안
1만 가구도 늘지 않아
올해 10만 가구 밑돌 전망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방주택시장을 대상으로 발급하는 분양보증주택이 올해 10만 가구를 밑돌 전망이다.

분양보증주택이 10만 가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주택시장이 쪼그라들었던 2010년 4만 가구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8·2 부동산대책과 올해 9·13 대책 등 고강도 규제강화는 물론, 지역 거점 산업 붕괴로 인한 부동산기장 침체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거론되자 부담을 느낀 건설사들이 사업 속도를 늦춘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HUG에 따르면 분양보증 주택은 건설사가 주택 계약자를 보호하고자 20가구 이상 동시 분양할 때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보험과 같은 개념이다. 올 들어 1월부터 9월 20일까지 지방 분양보증 주택은 6만2천534가구에 그쳤다.

대상은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로, 현재 추세로는 분양보증주택은 연말까지 10만 가구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10년 4만649가구 이후 최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 분양보증 주택은 2010년 4만679가구로 최저를 기록하고서 2011년 12만5천607가구로 폭증한 뒤 10만 가구 이상을 유지해오다 2015년 22만3천556가구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를 띠기 시작해 지난해 12만5천44가구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하반기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상반기 5만4천401가구였던 지방 분양보증 주택 수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1만 가구도 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무리 여름철 비수기라고 해도 저조한 실적이다. 다가올 금리인상 여파가 부동산시장을 덮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

분양보증주택 수가 저조한 이유는 현 정부가 수도권 주택시장안정화에 집중한 나머지 미분양 등으로 침체한 지방을 방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8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2천370가구이며 이중 지방이 5만3천836가구로 전체의 86%에 이른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전국 1만5천201가구 중 지방이 1만2천699가구(83.5%)를 차지하고 있다. 지방 미분양 사태는 수년 전부터 지속하고 있으나, 올해 정부가 발표한 9·13부동산대책에 지방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은 없다고 해도 무방한 실정이다.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분양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LH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미분양이 넘쳐나는 지역은 물론, 대구 수성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부동산 시장 전망이 많이 어둡다”면서 “올해 안으로 금리 이상까지 제기되자 대부분 건설사가 수도권 금싸라기 땅이나, 재개발 가치가 높은 지역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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