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이 넘어간 이래 TK(대구 경북)지역에서 자유한국당의 위상이 만신창이다. 실망한 민심이 방향을 잃고 혼돈 속에 빠져 있는 가운데 TK정치는 중앙정치에서 철저하게 무시당하면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예산에서의 홀대는 물론, 정치무대에서 영향력이 서서히 꺼져가는 TK정치의 부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똘똘 뭉쳐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참다운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일을 선도해야 할 것이다.

오는 11월 실시되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과 명년 2월에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TK중진의원들은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역할분담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 간의 경쟁이 아니라 교통정리를 통해 보수의 심장이라는 TK정치권의 자존심을 복원하겠다는 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과 김광림(안동) 의원, 그리고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국당 지도부 진입에 앞장설 인물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호영 의원과 김광림 의원은 일단 원내대표 도전보다는 전당대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TK정치권에서는 일단 원내대표 경선에는 강석호 의원을 대표주자로 내세워 TK정치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강 의원은 “TK 인사가 원내대표가 돼 보수를 위해 당 화합을 이끌 시기가 됐다”며 “중진이라면 지도부에 진출해 당을 위해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출마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도 “이번에는 단합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TK역할론을 주문하고 있다. 지역의 한 의원은 “TK인사 내에선 계파 색채가 엷은 강 의원으로 정리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소탈한 성격으로 동료 의원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고 있는 3선의 강 의원은 최고위원·사무부총장과 외교통일위원장·정보위원장 등 주요 당직과 국회직을 두루 거쳤다. TK지역의 유일한 비박계이자, 비박계 내에서도 탈당하지 않은 ‘잔류파’라는 강점을 지녀 자유한국당의 이미지 개선과 범보수 결집의 길잡이 역할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TK 한국당이 중앙정치권에서 더 이상 구멍가게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를 견인하는 ‘참다운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기관차가 돼야 한다. 철두철미하게 혁신된 새로운 보수의 정신을 정돈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싸늘한 TK민심을 돌려세우고 나아가 온 국민의 신망을 되찾는 일은 단지 끼리끼리 뭉치는 수준의 노력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TK 한국당 정치인들은 제1야당의 중심에 서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감동적인 TK정신을 기어이 창출해내야 할 것이다.